바울의 선교 방법들
로버트 L. 플러머.존 마크 테리 엮음, 조호형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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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s Missionary Methods: In His Time and Ours (2012) 

 

 

1. 이 책은 19-20세기 영국 성공회 선교사로서 중국에서 활동했던 Roland Allen(1868-1947)이 1912년에 출판한 기념비적 저술 『선교 방법들: 바울의 선교 방법들 혹은 우리의 선교 방법들』(Missionary methods : St. Paul's or ours : a study of the church in the four provinces)의 100주년을 기념하여 2012년에 복음주의(Evangelicalism)에 속한 학자들이 기고한 논문들을 엮어서 출판한 것이다.

 

 

 

2. Allen의 책은 다음 제목으로 한국에서 이미 두 가지 번역본으로 출판되었다. IVP의 책에 수록된 전재옥 선교사/교수의 해설을 추천한다.

 

  『바울의 선교방법론』 롤랑 알렌(김남식 번역), (베다니, 1993; 2007)

  『바울의 선교 vs. 우리의 선교』 [IVP 모던 클래식스 8] 롤런드 앨런(홍병룡 번역), (IVP, 2008)

 

 

3. 이 책은 두 가지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1부는 '신약 성경 속의 바울(Paul in the New Testament)'이고, 2부는 '선교에 끼친 바울의 영향(Paul’s influence on missions)'이다. 1부에서는 성경에서 도출한 바울의 선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2부는 Allen의 입장을 존중하고 확장시킨 논문들이 대다수다.

 

 

4. 이 책의 핵심적인 논문들을 개인적으로 선별하자면, 1부 1장과 2장 그리고 2부 8장 10장 12장이다. 마지막 14장은 Allen의 선교 방법들이 100년 후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매듭이다. 딱 한 장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2장. Eckhard J. Schnabel의 "선교사 바울"을 권하고 싶다. 이는 Schnabel이 2008년 출판한 『선교사 바울』(Paul the Missionary: Realities, Strategies and Methods, 2014년 부흥과개혁사 번역)의 요약본에 해당하는 아주 훌륭한 자료이다. 이 책에 논문을 기고한 학자들이 벌써 고전의 반열에 오른 이 Schnabel의 바울 선교 연구를 셀 수 없이 인용하는 모습에서 이 가치를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5. 비록 논문 모음집에 속하지만, 결코 학술적이지 않고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별히 오늘날 기독교 신자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선교 방법들이 어떻게 성경 원리와 이어지는지 궁금증을 가졌다면, 여기서 핵심적이고 간결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6. 독자들이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익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하고 싶다. 첫째, 바울의 선교여정과 상황을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 성경 본문을 재구성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더라도, 학자들의 요약과 해설이 워낙 뛰어나고 반복적이기 때문이다. 각 학자들마다 강조점이 다르기에 바울 선교의 다양한 측면들을 풍성하게 바라볼 수 있다. 둘째, 성경에서 도출한 원리의 영속적인 가치를 확신할 수 있다. Allen의 연구 이후로 100년이 지나도 그의 통찰력은 호소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6. Allen의 선교학 핵심은 다음과 같다(14장 참조).

 

1) 예수의 방법 - 출발점은 바울이 아니라 예수이다. 예수가 사도들을 훈련시켰고, 그들은 예수의 가르침, 인격, 방법을 본 받았다.


2) 사도적 패러다임 - 바울의 선교 방법은 예수에게서 비롯되었다. 사도 바울처럼, 현대 선교사들은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 전에 신조나 성례들이나 질서들의 토대를 세우는 수고를 마땅히 해야한다. 무엇보다 핵심은 복음전도이다.

 

3) 선교적 믿음 - 성령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 핵심이다. 외부 간섭에 의존하지 않도록, 토착교회들에 간섭하지 않아야 한다. 즉 “점진적 권한 이행”을 추구해야 한다.

 

4) 토착교회 - 토착교회는 “본국에서 스스로 생성해서 어떤 외부 도움 없는 토양에서 자발적으로 성장하고 확장하도록 해야한다."

 

5) 자발스러운 확장 - 이 단어는 Allen의 1927년 책 제목이기도 하다. 그는 교회의 자발스러운 확장을 “교회의 각 구성원들이 스스로가 깨달았던 복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활동”이라고 규정한다.

 

 

7. Allen은 한국 선교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Nevius 선교 원리(3자 원리: 자립, 자치, 자전)를 지지했다. 따라서 위의 내용은 Nevius의 입장과 매우 유사하다.

 

 

8. 책 제목과 달리 이 책은 바울뿐만 아니라, Allen까지 다루고 있다. 오늘날 대다수 사람들에게 중요한 쟁점은 바울의 신학이다. 그렇지만 바울의 신학은 너무나 논쟁적이고 사람들의 합의는 결코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놀랍게도 Allen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바울의 신학이 아니라 바울의 사역, 즉 선교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우리는 바울의 신학에만 매몰되어서, 바울의 선교를 놓치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Allen의 진술은 오늘날 바울을 둘러싸고 과열된 분위기를 환기시켜준다.

 

"나는 사도 바울의 교리에 대한 책을 쓰는 게 아니다. 내 관심은 ... 교리가 아니라 방법이다. 그 방법의 진정한 이해는 교리의 진정한 해석이 아니라, 그 사실들의 진정한 이해에 달려 있다. 그 사실들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견해가] 매우 일치하지만, 교리에 관해서는 아주 적게 일치한다."

 

 

* 추천사에서 김성욱 교수(총신대)는 이 책이 "비즈니스 선교를 위한 확실한 성경적 기초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데, 이 책 어디에서도 바울이 스스로 돈을 벌었다는 측면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Allen은 정착하지 않고 순회하는 선교사들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한다고 성경 사례들을 통해서 주장했다. 이 책에 논문을 기고한 학자들은 자비량의 문제보다는 '토착교회가 선교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어떻게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확장을 이루어야 할까?' 이 질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민영익과 고종과 깊은 인연이 있고, 세브란스 병원 설립자로 유명한 알렌은 Horace Newton Allen(1858-1932)으로, 네비우스 선교 전략을 정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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