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연구 입문 구약성경 가이드 시리즈 1
J. W. 로저슨 & R. W. L. 모벌리 지음, 민경진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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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창세기 연구 입문>은 Rogerson과 Moberly 두 구약학자가 창세기 1-11장, 12-50장에 대해서 각자 집필한 책을 합본으로 출판한 책이다. 


1. 이 책은 창세기 본문을 읽으려는 독자에게 아주 훌륭한 입문 서적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창세기 연구 동향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싶은 독자에게 '어느 정도' 유익함이 있다. 


2. 이 책의 한계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는 2015년에 번역본이 출판되었지만, 원서는 1991년과 1992년에 각각 JSOT(Journal for the Study of the Old Testament Press)에서 출판되었다. 그리고 Johnstone의 <출애굽기 연구>와 합본으로 2001년에 Bloomsbury T&T Clark에서 재출판이 이루어졌다. 한 마디로 옛날 책이다. 


Genesis and Exodus (Biblical Guides) by John W. Rogerson, R. W. L. Moberly and William Johnstone (2001)


3. 시대의 흐름은 창세기 연구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Rogerson은 창세기 1-11장이 애초에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즉 문서가설을 많이 언급한다. 또한 해방신학이나 여성신학적인 해석으로 창세기 1-11장에 접근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Rogerson 스스로도 인정하지만, 이런 해석 접근들은 시대가 지나서 많이 사라지기도 한다. 현재 이미 쇠퇴하고 과거의 저편으로 사라진 창세기 해석의 흐름이 많이 담겨져 있다. 과연 이런 내용이 창세기 본문을 읽으려는 독자나 연구자에게 얼마나 필요성이 있을까? 비록 본문 해석에 관한 주요 이슈들을 정리하지만, 오늘날 불필요하거나 해결 불가능한 논쟁으로 치부될 수밖에 없는 여러 이슈들이 뒤섞여 있어서 독자 입장에서는 유감스럽다. 


4. Moberly는 12-50장 흔히 족장 이야기라 불리는 본문을 접근할 때, 문학적인 방법을 선택한다. 그래서 Rogerson과 달리 본문의 구성이나 재구성이나 출처에 집중하지 않고, 오히려 최종 본문을 전제하고 내러티브나 인물의 특성과 본문 관찰에 촉각을 곤두 세운다. Moberly의 여러 관찰과 주장들은 여전히 설득력이 있고 주목해야 할 가치가 있다. 그는 창세기 주석에서 미시적인 부분에 집중하느라 놓치기 쉬운 거시적인 핵심을 짜임새 있게 요약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창세기 22장을 본문으로 선택해서 깊이 파고들고 주해하는 능력도 제공한다. 


5. 책의 말미에는 창세기 추천 서적들이 나열된다. 그러나 1992년 이전 서적들로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기는 어렵다. 저자는 Gunkel의 책이 아직 번역되어 있지 않다고 말하지만, 이 책의 출판 이후에 영어판이 나왔다. 


6.이 책은 정독할 책이라기 보다는 선별해서 읽어야 할 책이다. 오히려 트렘퍼 롱맨 3세의 <어떻게 창세기를 읽을 것인가>를 읽는 것이, 창세기 본문을 읽으려는 독자들이나 연구자들에게 훨씬 더 유익하리라고 본다. 고대 근동 문맥을 비롯해서 최근의 연구 동향과 다른 문헌들에 대해서 훨씬 충실하게 소개하고 있다. 


7.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했던 시대 속에서 사라진 해석 흐름을 통해서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즉 오늘날 유행하는 창세기 해석 흐름이 조만간 쇠퇴할 가능성도 있다. 창세기를 향한 역사상 수많은 해석과 접근 중에서 일부는 살아있고, 일부는 죽어있다. 어느 해석이든지 유의미하게 판단할 수 있는 몫은 오늘날의 독자에게 매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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