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납법적 성경연구
데이비드 R. 바우어 외 지음, 윤철호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4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먼저 이 책의 문제 제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쿠이스트는 개신교 안에서 발생한 성경의 “재카톨릭화” 현상의 실체를 분명히 확인해 주었다. 그는 개신교인들을 포함한 일반적인 그리스도인들의 경향성에 대해서 (목회자와 성도들 모두) 그들이 자기 자신을 위해 성경을 읽거나 해석하는 신뢰받지 못한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묘사한다. 그는 사람들이 성경을 읽기 위해서 오직 권위를 인정받은 사람이 행한 해석의 도움을 받아 성경을 읽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신교의 경우 교황이나 교권을 가진 사람(magisterium)이 아니라, 교수나 성경주석 저자들이 제공한 권위 있는 해석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문가의 성경 해석에 즉시 순종하려는 경향이 있다." (pp.126-7)

따라서 우리는 성경을 올바르게 읽고 올바르게 해석해야만 한다. 이 책은 권위에 의존하지 않는 방법론을 통해서 누구나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지침을 제공한다. 


1. 이 책은 살아있는 고전이다.

1952년 Robert A. Traina(1921-2010)가 초판을 출판. 다음 세대의 학자 Bauer가 참여해서 함께 작업한 2판(2011)이다. 하지만 제목이 <방법론적 성경 연구(Methodological Bible Study)>에서 <귀납법적 성경 연구(Inductive Bible Study)>로 달라졌다. 번역본에서 유진 피터슨의 글은 추천사 항목에 포함되었지만, 원서에서는 무려 ‘서문’의 자리이다. 그의 50년 전 회상은 진귀하다. 그가 처음으로 1950년대 뉴욕에서 성경 연구를 배울 때, 자신의 손에 Traina의 책 <방법론적 성경 연구>가 있었다고. 그 책이 자신에게 “획기적인 변화” 코페르니쿠스의 전환과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신학교에 등록한 나(유진 피터슨)는 그 학기 첫 주에 한 교수(로버트 트래이나)의 강의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 교수는 그 날 이후의 3년 동안 성경에 대한 나의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주었다. 그 교수와의 만남은 일평생 내가 행하고 있는 모든 학문적 작업의 토대를 만들어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이것은 결코 과장이 아닌 사실이다)."

유진 피터슨의 고백만으로 이 책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2. 이 책은 상당히 학술적이다. 

사실 이 책의 핵심은 매우 간단하다. 첫 단계는 관찰/질문, 둘째 단계는 해석/답변, 셋째 단계는 평가/적용이 전부이다. 그렇지만 그 세부내용이 매우 세밀하게 전개된다(지나치게 학술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이를테면 책 도처에서 논리학, 해석학, 언어학의 전문 용어들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특히 3부에서 본격적인 성경 해석의 실행에서 피해야 할 오류에서는 보통 논리학에서 다루어지는 오류들과 James Barr가 지적한 어원 오류 등 갖가지 오류들의 종류만 소주제 별로 10여개씩 나온다. 이는 보통 독자들로 하여금 피곤함이나 지루함을 발생시킬 수 있는 충분한 역할을 한다. 더구나 책의 장마다 분량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방법은 처음에는 꼼꼼한 정독보다는 전체적인 큰 그림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성경 연구를 진행하다가 필요한 과정에서 세밀하게 참고해서 적용하는 방식으로 독서할 필요가 있다. 


3. 이 책은 최신 연구의 흐름과 분야별 주요 저서/해석들의 핵심을 제공한다.

핵심을 제공한다는 걸 강조할 필요가 있다. 방법론의 논의에서는 지나치게 학술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성경 구절을 대할 때 저자들이 너무 훌륭할 정도로 핵심만 간추리는 요약에 감탄한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에게 필요한 만큼의 연구 성과를 제공한다. 이 대목은 마지막 5부 상관관계(Correlation)에서 두드러진다. 저자는 일부 구절들과 단락들을 깊게 해석하면서 1-4부보다 더 구체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선보인다. 이를테면, 마태복음의 “성취하다(pleroo)” 동사의 의의는 “그리스도 사건과 히브리성서 사이의 관계성에 대한 핵심적인 단서”라는 것이다. 아니면 구약이나 신약 본문을 다루면서 본문 이해를 위한 배경과 설명을 제공하는데, 이런 설명 만으로도 유익이 꽤 크다. 저자는 독자에게 핵심은 전달하지만, 그 구체적인 연구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놓는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장르를 정의한다면, ‘백과사전’에 넣고 싶다. 그만큼 포괄적이고 방대하며 두고두고 유익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Bauer의 다른 저술 <성경 연구를 위한 손안의 서재>와 훌륭한 동반자이기도 하다.


추가 정보: 이 책의 실전 연습을 위한 스터디북이 원서로 출판되어 있다. 저자들이 독자에게 제공하는 과제와 그 가이드를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