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서 해방된 교회 - 교묘한 맘몬 숭배에서 벗어나는 길
박득훈 지음 / 포이에마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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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한국의 몇몇 대형교회들의 돈과 얽힌 추태를 보면서

기독교인으로서 가슴을 치는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부끄럽다는 솔직한 고백도, 혹은 이러지 말아야 한다는 발언도

교회내에서 하기가 어려운 게 또한 우리의 현실인데

이런 책, 이런 목사님도 계시다는 것은 내겐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책 앞부분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설명을 한 것은,

한국 교회 부패의 근원에는 교회 내에 깊숙이 잠입해 들어와

똬리를 틀고 있는 자본주의적 요소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고

따라서 먼저 그 부분을 명확히 하기 위해

경제학적인 설명들이 앞부분에 배치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덕분에

책이 좀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고

혹자는 뒷부분을 잘 읽지도 않고

자본주의를 설명함에 마르크스적 시각을 차용해온 것에 대해

레드 컴플렉스를 예민하게 느낄 수도 있겠으나,

저자가 "오해를 무릅쓰고 마르크스를 인용하고.. 이글턴을 인용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돈과 물질에 흔들려

분별력을 잃고 타락할 때 심지어 나귀와 그의 입을 통해서도 경고하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고 설명한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놀라운 점은

단지 한국 (대형)교회의 병폐를 외형적 성장 제일주의와 같은

부분적인 잘못으로 보는 게 아니라,

하나님과 맘몬(돈)을 동시에 섬기려는 태도,

즉 불신앙의 문제로 깊이 있게 들어가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신자가 돈 많이 벌면 하나님이 축복한 것이고

가난하게 살면 축복을 받지 못한 것인가.

십일조만 확실히 내면, 부자가 속해 있는 불평등 구조에서

그가 어떻게 그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고, 또 십일조를 뺀 나머지를

어떻게 누리는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가.

부자 나사로와 거지 나사로의 비유에서 부자 나사로가 행한 특별한 악행이 언급되지 않음에도

그가 지옥에 떨어진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거지 나사로는 부자 나사로의 집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고 살았다)

 

'바울이 잘 말해준 것처럼 그리스도인의 가장 근원적 싸움은 인간을

적대자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이 어두운 세상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실세,

즉 악의 영을 상대로 하는 것이다

그 악의 영은 구체적인 삶의 현실에서 돈의 신으로 활동한다.

돈의 신이 바로 예수님이 예리하게 간파하신 맘몬이다.'

 

2부에서는 교회가 자본주의 배후세력인 돈의 신, 즉 맘몬에게서

어떻게 해방될 수 있는가에 대해 저자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여기에서 인상적인 것은 '돈의 신인 맘몬을 근원적으로 이기려면

참된 구원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맘몬이 내미는 당근을 거부하려면 맘몬이 약속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그 무엇을 발견해야 하며

맘몬이 우리를 위협하기 위해 드는 채찍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려면

나를 안전하게 지켜주실 누군가에 대한 확신이 서야 한다.

이 두 가지는 진실한 회개와 믿음을 통해 얻게 되는 구원의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신앙생활이

회개의 필요성은 희석되고 하나님의 축복만 강조되고

신앙이 축복(성공)을 위한 수단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공동체가 함께 축복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하는 대신

나와 내 가족의 부귀와 영화를 기도하고 있지는 않은가.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기도에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라는 귀절이 있다.

'저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가 아니라는 점은 의미심장한 것 같다.

주님이 내 손에 나눠먹으라고 양식을 주셨는데, 나 혼자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처음에는 그동안 비판하고 싶었던 대형교회들의 잘못을 파헤치는 통쾌함(?)을

기대했지만,

읽는 동안 뒤로 갈수록.. 내 신앙이 회개의 자리로 내려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에서 제시한 대안이 충분한 것인지 아닌지는 일단은 중요하지 않은 거 같다.

이 책의 가치는

한국이라는 특수한 역사적 조건에서

일부 대형교회뿐 아니라

대부분의 교회가 기복신앙에 빠져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우리 신앙의 근본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는 것이다.

 

마음을 열고 회개하는 마음으로

정독을 해야 할 책이다.

 

다소 어렵기도 하고

성경 해석을 두고 평소 교회에서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있기 때문에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만 소화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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