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키타 GUGU 7
토노 지음 / 조은세상(북두)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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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이사간 친구 집에서 그녀와 책을 정리하면서 예전에 좋아하던 책들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 했던 작가님은 토노씨 이었어요. 
저와 그녀 모두에게 애정하는 작가님이자 동시에 큰선물-이라고 쓰고 빅엿이라고 말해봅니다- 날려주신 <치키타 구구>엔딩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전에도 그 엔딩이 똥-이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뭐 그렇습니다. 주관적으로 받은 느낌이 그러합니다. 이건 저와 저의 친구 안에서의 이미지인거죠. 이걸 타인에게 강요할 생각도 없고 그냥 나는 그렇다는 이야기-이라는데는 합의를 했던적이 있었는데 그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대화를 나눈적이 없었거든요. 자연스럽게 대화의 흐름은 그 이유로 흘러가게 되었어요. 

저의 안에서 그 엔딩을 보고 최초로 받았던 느낌은 철저하게 이성애(근본주의)적 시각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명확히 말해서 뼈속까지 근본주의적인건 (아마도) 아니지만 최초에 받았던 느낌은 그러했습니다. 어짜피 개개인이 받는 느낌은 자기안의 현상학적 장의 안에서 받는거니까 저의 안에서는 그게 펙트로 느껴지는 거니까요. 다른 사람에게는 또 다르게 다가오는 거구요. 
어찌하여 그렇게 느껴졌는가 생각해보니까 저의 안에서 이 양반은 젠더에 대해서 이분법적인 포지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정확히는 그렇게 믿고 있었고!!!!!!!!!!!!!!!!!- 이 작품이 그런 이분법적인 구조를 깨는 서사로 나아갈거라고 확신에 차!!!! 있었거든요!!!! 저의 기대와 망상안에서는 "우리 작가님은 그럴리가 없지!!!!"에 가까웠던거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라에 대해서 작품 내에서 묘사되는 부분이 전 그렇다고 느꼈었어요. 라의 형태는 하나의 형상으로 정형화 되어 있는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자유롭게 변화했으니까요. 어떨때는 곰, 어떨때는 청년, 어떨때는 알수 없는 존재로... 라의 형태가 어떤 형태이던 치키타와 동반자 역활을 하는 엔딩이라면 좋을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것 같아요. 거기에다가 전 곰을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곰의 형태로 함께 살아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으하하하하!!!! 몸에 꽃이 그려진 곰이라니 얼마나 귀여워요. 저의 로망을 실현해주는 긍극의 엔딩이었어요. 그건요. 말도하고 하늘도 날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거!!) 부들부들 하다는거!!!!

제가 라가 곰이 아니라 인간 여자로 살아가는 엔딩에 분노 했던건, 그 엔딩에서 받는 느낌은 '진정하게 유의미한 관계'는 남여 관계만 해당되며 출산을 해야지만 그 의미가 완성되는 근본적인-주관적에 가까운- 시각에 가까운 메세지가 느껴졌거든요. 그렇게 와 닿았던건 저 개인적인 불편함도 있었겠지만, <치키타 구구>의 이야기 안에서 그 둘의 관계는 두'연애'의 노선을 차근차근 이어가며 나아간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에 가까운 관계이었어요. 분명히 말이죠. 평생의 생의 동반자라는 것이 반드시 저러한 형태로 나아가야지만 의미가 있는가 하는  회의가 가장 크게 왔던거 같아요. 그러한 관계가 아니더라도 분명희 의미는 있는것이고 그 의미는 유의미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작가가 그린 세계와 큰 간극이 있는 이분법의 구조안에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서 그들을 억지로 밀어 넣은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토노님이 엔딩을 통해서 연애-결혼이 제일 중요한 연대감을 유지할 수 있는 가치이며, 개체를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의미있는 일이라는 직간접적 메세지를 전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거죠. 근데 이분의 작품들을 보면, 지극히 현실적인 사회적 압력안에서 세계관을 구성한 판타지 이었던걸 전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저의 안에서 그런식으로 재해석되어서 대안을 제시해줄 거라고 믿었던 그 부분은 어느날 지인분과의 대화에서 그 양반이 <칼바니아~>를 봐도 성차적인 부분이 과연 형평한 시각이었는지 생각해보라고 말해준 덕분에 저의 안에서 그려졌던 망상력에 가까운 작가님에 대한 이미지는 와장창창...;;;; 이 되었습니다. -_-;;; 
그쵸. 에큐가 그렇게 화를 내고 애를 쓴 이유가 .............. 에큐는 여자이기 때문에 .................  사실 정말 대안적인 세계관을 제시한다면 <이갈리아의 딸들>같은 세계관이 차라리..... ㅠㅠ


아무튼 저는 친구의 오래된 책들을 정리하면서 토노의 원서들을 치우겠다는 그녀와 대화를 하면서 그때까지 저 자신이 인지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롭게 알아차게 되었어요.  
그녀가 말하길 연애-결혼-번식이 제일이라고 하여도!!! 연애 라인 조차 없어서 이런 엔딩 자체가 뜬금 없지만, 제일 견딜 수 없는 부분은 라가 치키타의 가족을 모두 먹어버렸는데!!!!!!! 그런 라와 결혼해서 종을 이어나가는걸 이해가 가능하겠냐!!!!!!!!!!!!!!!!!!!라는 그녀의 외침이었습니다. 자기도 <칼바니아~>의 예고된(아마도?) 번식 엔딩은 용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어요. 라가 치키타 가족을 전부 맛있게 먹어버렸다는 사실을요............  라의 안에서 살이되고 피가 된 그의 조상들은 라를 빌어서 다시 치키타의 가족으로 태어나는 건가요? 으아아아아아.................   OTL
라가 자신의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반성하며 나아가는 부분이 좋아서 전 라가 그들 모두를 먹어버렸다는걸 기억에서 지웠더라구요. -_-;;;;;;;;;;;;;;;;;;;;;;;;;;;;;  

가해자의 사죄를 받아주는것의 범위는 개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크게 생각해도 나의 고통은 고통일지더라도 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의 반성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것으로 어떠한 연대가 어느정도는 이루어 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그 경험의 특이성을 생각해도 자기 부모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을 먹어버린 상대와 결혼해서 자손을 낳고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느껴지는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거부감 혹은 불편함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라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들 안에서 치키타를 발견한다고 하여도 그가 행했던 선택과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니까요. 인지하지 못해서 그랬다고 하여도 행동에 대한 반성을 한다고 하여도 그의 주변의 모든 구성원을 죽인것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아무리 그 빈자리에 함께 한다고, 결혼을 해서 2세를 출산해서 살아가는 것과 살아가면서 그의 외로움과 고통에 공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영역인거 같아요. 


+
저는 덕분에 <치키타 구구>의 엔딩은 '호머포비아엔딩' 혹은 '출산장려엔딩'에서 '구조적인 문제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타지 엔딩'에서 달월님이 말해주신 '웅녀 혹은 환웅 엔딩'으로 그리고 현재는 '조상님의 뼈와 살을 연성해서 출산하는 등가 교환 엔딩'으로 바뀌었습니다.  ㅠㅠ 이게 뭐야.................. 엉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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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 1 - 버리기 마녀의 탄생
유루리 마이 지음, 정은지 옮김 / 북앳북스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사실 크게 기대 없이 읽은 책 이었는데요. 생각보다 저는 공감할 거리가 많아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정리하는 걸 좋아하고 정기적으로 버릴것은 찾는걸 선호하는 편이라서 저는 그녀가 변화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이런 즐거움을 주변이랑 나누고 싶은데 주변인 중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람은 저희 부모님을 제외하고는 두분 정도 있는거 같아요. ㅠㅠ 

정리하고 버리는게 습관이 됨으로서 자연스럽게 터득한 부분을 저자는 여러방향으로 시행착오를 통해서 나아가면서 알려주고 있었는데요. 저자가 점차 변화해가는 흐름이 여러모로 인상깊었던 부분은 저자가 자란 환경과 그리고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본인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는 <조용한 전환>에서 접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책에서 이런 모습으로 만날줄은 몰랐거든요. 


저자의 집은 할머니-어머니-저자 본인 3세대가 거주하는 집으로 저자는 증조모의 유품-기모노라던가-이 가득한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짐들에 몹시 스트레스 받고 있었습니다. 혼자라도 정리하며 쾌적한 주거 공간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저자는 조모의 정리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했지만, 그래도 본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하고자 노력을 하며 그 집에서 짐들과 함께 살아갔습니다. 저자의 방에는 증조모와 증조부의 물건들이 대량으로 있었는데 그래서 그녀가 그 안에서 발견한 타협은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정리하고 정리해도 할머니와 어머니의 협조가 없었기 때문에 명확히 한계가 있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블랙 회사에 들어가게 되어서 점차 정리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게 되어서 그녀의 방은 다시 원래대로의 모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그녀는 몸도 망가지게 되었습니다. 

힘들어하던 그녀에게 남자친구의 프로포즈, 퇴직, 그리고 동일본 대진이 연달아서 일어 났고... 마침내 물건을 버리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인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에게도 전환점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의 어머니와 할머니와 함께 살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그들이 살게될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에게도 어머니에게도 할머니에게도 정리 정돈은 본인에게 맡겨달라고 말하는 저자! 그리하여 그들의 집은 그녀의 손으로 새롭게 재탄생 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들어오기 전에 어머니는 증조모, 증조부의 짐과 기타등등을 보관서비스로 장기 보관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어머니가 그 물건들을 버리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1권이 지금의 그녀가 있기 까지의 이야기라면, 2권은 지금의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들을 사용하고 그리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권 2권 모두 권말에 칼라 부록 형식으로 그녀의 집의 사진과 어떻게 정리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볼 수 있었지만 좀더 구체적인 쪽을 말하라고 한다면 역시 2권쪽이 그쪽에 좀더 치중되어 있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의 그녀의 삶은 완전히 방향을 틀게 되었던거 같아요. 지진으로 무너진 그녀의 집에서 귀중품들을 찾을 수 없었던 경험, 짐이 너무 많아서 지진이 일어나는 동안 위협을 느꼈던 경험, 막상 귀중품과 식료품을 찾았는데 찾은 식료품이 대부분 유통기한이 만료된 제품이었던 경험이라던가... 

이전에 3세대가 같이 살면서 증조부 세대의 짐까지 보관하면서 더불어 거주했던 곤충들과 마주한 경험도 힘든 경험이라면 힘든 경험이겠지만, 지진 이후에 한동안 공공시설에서 거주한 경험은 집의 의미와 물건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한 것에 대해서 그녀안에서 동일본 대지진 정도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소중하다면, 보관을 하는것이 전부가 아니라 그 물건이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관리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그래서 그녀는 관리할 수 있을 만큼의 물건을 지고 살자는 노선으로 삶의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관리 할 수 있을 수준의 짐을 유지한다는 것은 동시에 끊임없이 집에 있는 물건들이 유의미 한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서 그녀는 꾸준히 지금 집에 있는 물건들을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 생각하고 버릴만한 것이라고 생각되면 일정기간 눈앞에서 치웠다가 그것을 찾는 일이 없다면 망설임 없이 치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점차 비움의 미학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관리할 물건이 줄어듬에 따라서 청소의 간편함, 정리의 용이함을 알게되었습니다. 감추는 수납의 즐거움도 발견하게 되구요. 그러면서 지금의 모습의 비움의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완성되더군요. 

이 변화는 그녀 자신 한정이 아니라 그녀의 남편, 할머니, 어머니 모두에게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쾌적한 집이라는 것은 어떤것인가 그리고 물건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느정도 소유하고 있어야지 편리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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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달콤 & 짜릿 짜릿 1 삼양출판사 SC컬렉션
아마가쿠레 기도 글.그림, 노미영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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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봤습니다. 딸네미의 츠무기의 함박미소를 볼려고 요리하는 아버지... ^^ 그냥 부녀가정에서 아버지가 딸네미에게 요리를 해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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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코와 술 1
신큐 치에 지음, 문기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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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요리의 비중이 적절해서 술을 잘 몰라도 나오는 안주로 나오는 요리에 대한 부분만 집중하고 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만화이었어요. ^^ 덕분에 이번 1분기에 방영한다는 드라마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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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다닥 한끼
오카야 이즈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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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보고 기대했는데... 아 너무 실망..ㅠㅠ
재미는 둘째치고 원고 스타일이 깔끔한 편이랑 거리가 멀어서... 음식 만화랑은 별로 어울리는 스타일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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