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 2 - 이순신 탄생 480주년 만에 공개되는 7년 전쟁의 비록
조강태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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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야록
난중야록

이순신 탄생 480주년을 맞아 공개된 『난중야록』은 7년 전쟁의 비록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순신의 15대 외손인 조강태가 편저한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를 넘어 충무공의 인간적 면모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한다.

『난중일기』는 충무공이 임진왜란 발발 3개월 전인 1592년 정월 초하루부터 전사 이틀 전인 1598년 11월 17일까지 2,539일간 기록한 소중한 사료다. 원래 자필 초고본에는 '임진일기', '을미일기' 등 연도별 제목이 붙어 있었지만, 사후 200년이 지나 정조 임금의 어명으로 윤행임 등이 『이충무공전서』를 편찬하며 5~8권에 수록하면서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간략한 요점으로 적힌 『난중일기』에는 진중의 군정 내용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가족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 서애 류성룡에 대한 염려, 원균에 대한 비판 등이 기록되어 있다. 『난중야록』은 바로 이 날짜별 기록을 토대로 밤에 쓰는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영웅 이순신의 내면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단이다. 충무공의 상대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단이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인물이다. 15세의 나이에 관청 노비였던 그녀의 지혜와 학식, 경험은 박학다식함을 넘어 경이로울 정도다. 거북선 축조와 전략 수립에서도 그녀가 보인 활약은 이순신 같은 영웅 뒤에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세자와 함께 단이를 존중하는 모습들을 통해 당시 여성들이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도 발휘된 여성의 능력을 엿볼 수 있다. 분별력을 지닌 조선 당대의 대표적인 여성으로서 단이의 모습은 현재를 살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 상상하게 만든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백성들을 챙기고 아꼈던 충무공과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전황을 살피는 군사들, 대장장이들과 그의 아들 먹구, 거북선 안에서 배를 이끌었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군인도 아니면서 나라를 지켜나간 많은 이들의 희생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러한 기록들을 보관하고 전해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야사에서만 볼 수 있는 내밀한 이야기들이 더욱 재미있고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임진왜란 군영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은 역사를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이야기로 만들어준다.

『난중야록』은 영웅 이순신의 인간적 면모와 삶의 고뇌를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을 우리 곁으로 불러오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특히 단이라는 인물을 통해 조선 여성의 힘과 지혜를 재조명한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순신 탄생 480주년을 맞아 공개된 이 책은 우리에게 영웅이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음을 일깨워준다.

#스타북스 #이순신 #충무공 #조강태편저 #이순신밤에쓴일기 #난중야록 #이순신탄생480주년 #문충서평 #문화충전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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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로망스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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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 하면 대개 여성 주인공의 시선으로 그려진 감성적인 이야기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김진성 작가의 신간 『문래동 로망스』는 이런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남성 주인공 철이의 시선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공학과를 졸업한 철이와 철공소에서 우연히 만난 아연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소설은, 남자들의 연애 심리를 솔직하고 유쾌하게 그려내어 새로운 재미가 있다.

철이라는 캐릭터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듯 자신만만하게 연애 이야기를 털어놓는 그의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드라마로만 연애를 배워서 의상도 남다른 철이의 모습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헤매는 현대 남성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낸다.
소개팅에서 번번이 차이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철이의 모습은 연애에 서툰 남성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준다. 첫사랑 목현희와의 이별 후 상처받은 마음, 소개팅에서 만난 호수향이 자신에게 들이대는 상황에서의 당황스러움, 그리고 아연에게 느끼는 설렘까지. 철이의 감정 변화가 남성의 시각에서 솔직하게 그려져 있어 모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문래동이라는 공간 선택도 흥미롭다. 예술가들과 공장이 공존하는 문래동의 독특한 분위기와 철공소라는 산업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로맨스는 기존 로맨스 소설들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준다. 삭막해 보일 수 있는 공간에서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는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마치 도시 속 휴양림과 같다고 해야할까?
아연과 철이의 만남도 흥미롭다. 아연은 교수, 철이는 학생으로 만나기 시작한다는 설정은 일반적인 로맨스와는 다른 권력 관계를 보여준다. 두 사람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기대하며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김진성 작가는 로맨스 장르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여성 독자들에게는 남성의 연애 심리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남성 독자들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는 공감대를 제공한다.
철이의 선배인 피영구 선배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이 어떤 역할을 하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가는지도 읽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문래동 로망스
남자의 솔직한 시선으로 그려낸 사랑 이야기로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문래동로망스 #김진성 #델피노 #도서협찬 #문화충전 #문충서평 #철공소와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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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판다 편의점 1 - 목소리가 바뀌는 체인지 사탕 다판다 편의점 1
강효미 지음, 밤코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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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미 작가의 『다판다편의점 1』은 독특한 설정과 엉뚱한 매력으로 가득한 어린이 동화로, 상상력과 유머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은 편의점 사장 두둥이라는 판다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기발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동시에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평범하지 않은 편의점, ‘다판다편의점’에 사장인 두둥은 전형적인 편의점 사장과는 거리가 멀다. 물건을 팔기보다는 잠을 자는 데 열중하고, 손님이 빨리 다른 곳으로 가주기를 바라는 독특한 성격의 판다 사장이다. “귀찮아, 졸려, 하기 싫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두둥의 느릿느릿한 계산 속도는 아이들을 지각 위기로 몰아넣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편의점에는 묘한 매력이 있다. 표지부터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귀여운 판다 일러스트와 두둥의 뒹굴뒹굴하는 모습은 책을 펼치기도 전에 미소 짓게 한다.
이야기는 오만재라는 아이가 다판다편의점을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해진다. 오만재가 “사장님 마음대로 아무거나 골라달라”고 말하자, 두둥은 예상치 못한 비밀을 드러내며 변신하면서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선사한다.

두둥이 소개하는 ‘목소리가 변하는 사탕’과 같은 기발한 간식들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책 속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이러한 신비한 물건들은 호기심과 모험심을 불러일으킨다.강효미 작가는 『똥볶이 할멈』에서 보여준 유쾌하고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이 책에서도 이어간다. 두둥의 엉뚱한 행동과 느긋한 태도는 단순히 웃음을 주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매력적인 요소다.
오만재를 비롯한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은 따뜻한 유대와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과 친구들과의 관계나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다.『다판다편의점 1』은 귀여운 캐릭터, 기발한 설정, 그리고 유머러스한 전개로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가벼운 즐거움을 준다.

도착하자마자 딸아이가 표지를 보고 “너무너무 귀엽다”며 푹 빠졌다. 귀엽고 엉뚱한 사장인 판다 '두둥'의 매력과 엉뚱하고 재미있는 판타지 이야기의 재미가 있어서 마음을 사로잡는다.
강효미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시리즈는 앞으로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아이들에게는 호기심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다판다편의점 1』은 가볍게 읽기 좋은 동시에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다판다편의점1 #다산어린이 #강효미 #밤코그림 #문화충전200 #도서협찬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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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달 다산어린이문학
도미야스 요코 지음, 이구름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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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야스 요코의 첫 번째 청소년 소설 『두 개의 달』은 미스터리한 설정으로 시작해 따뜻한 감동으로 마무리되는 감성 미스터리 소설이다. 고단샤 그림책상, 노마 아동문예상, 산케이 아동출판문화상 등 일본에서 수많은 문학상을 받은 작가답게, 아름다운 문장과 흥미로운 서사가 깊은 환상적 판타지로 펼쳐진다. 국내에서도 『수상한 이웃집 시노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작가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기묘한 조건으로 '특별한 아이'를 찾는 일로 시작된다. 14년 전 4월에 태어났을 것, 혈육이 없거나 소재가 불분명할 것, 출생 장소와 상황이 명확하지 않을 것, 그리고 출생과 관련된 단서가 '달'과 연결되어 있을 것. 이 네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두 아이, 미즈키와 아카리가 외딴 별장에 홀로 사는 부유한 츠다 할머니에게 입양된다. 수몰된 마을 위에 지어진 별장, 잊힌 신앙과 누군가의 마음이 잠든 자리. 언제나 입꼬리를 억지로 올려 웃던 쓸쓸한 할머니. 처음에는 조건부 입양이라는 미스터리한 설정이 의문과 긴장감을 자아내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독자는 어느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된다. 츠다 할머니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야기의 진짜 핵심이 보인다.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귀하게 여겼던 손자와 어느 날 사소한 말다툼 끝에 헤어지게 된 할머니. 그 순간이 마지막이 될 줄은, 다시는 얼굴을 마주할 수 없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로. 사라진 손자에게 전하지 못한 단 한 마디의 진심을 이제라도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 그 오랜 기다림이 결국 두 아이를 이곳으로 불러들인 것이다. 살아가면서 사람은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로 인해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야 했던 츠다 할머니의 사연이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사실,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침묵하고 미안한 마음부터 들 것이다. 상대방에게 조금 더 잘 해줄 것을 하고 말이다. 신비로운 힘을 지닌 두 아이가 만났을 때, 호수 아래 잠들어 있던 오래된 마을의 전설이 깨어난다. 아름다운 배경의 도시가 댐 건설로 가라앉았고, 그 가까이에 별장을 지은 츠다 할머니. 그리고 마침내 두 개의 달이 떠오른 밤, 말하지 못한 마음은 시간을 넘어 닿을 수 있을까? 베일에 쌓인 두 아이의 운명, 할머니의 비밀,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처음부터 궁금증에 사로잡혀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어버리게 되는 흡입력 있는 서사가 펼쳐진다. 미스터리한 설정에 이끌려 펼쳐 든 책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따뜻한 감성과 깊은 울림이 전해지는 감성 미스터리로 변모한다.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의 귀중함이다. 우리는 가족, 친구처럼 나를 웃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들을 '소중하다'고 말하지만, 그들과 보내는 시간은 너무 익숙하고 당연해서 감사함이나 귀중함을 잊고 살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사실은 하루하루가 돌아올 수 없는 단 한 번뿐인 시간인데도 말이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말하지 못한 마음은 가슴속에 남아, 언젠가 조용히 문을 두드린다. 이 이야기는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해 다시 열린 어느 여름의 기록이다. 한국에서는 같은 제목의 전성현 작가의 공포소설이 있어 이미 영화화한 제목이 먼저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도미야스 요코의 『두 개의 달』은 공포가 아닌 따뜻한 감동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두 아이와 시작된 할머니의 비밀이 무엇인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적극 추천한다.

이야기의 끝에는 가슴 깊이 여운을 남기는 따뜻한 감정이 오롯이 전해진다. 후편까지도 상상하게 되는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이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만 남은 할머니의 바람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이 책을 읽는 모두가 나의 사람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다시 돌아보길 바란다. 그 시간이, 혹시 마지막이 되더라도 후회 없이 웃으며 안녕할 수 있도록

*이 서평은 다산어린이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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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후 위기를 끝낼 거야 - 대한민국 청소년이 승리한 아시아 최초 기후 헌법 소원
이병주 지음, 안난초 그림 / 다산어린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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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후 위기를 끝낼거야』 서평

아시아 최초 기후 소송 승리, 그 감동적인 이야기

2024년 8월, 세상을 뒤흔든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제기한 기후 헌법 소원에서 '헌법 불합치' 판결을 이끌어낸 것이다. 아시아 최초로 기후 소송에서 승리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툰베리보다 먼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깨달았던 한국의 청소년들,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기들과 임신 중인 엄마들까지 함께한 이들의 용기 있는 도전이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무력감을 행동으로

'기후 위기'라는 말만 들어도 답답하고 우울해진다. 굴뚝의 연기는 여전히 피어오르고 쓰레기 산은 높아만 가는 현실 앞에서 "우리 힘으로 뭘 할 수 있겠느냐"는 무력감에 빠지기 쉽다. 특히 미래에 기후 파국의 결과를 더 오래, 더 심각하게 겪어야 할 청소년들의 한숨은 더욱 깊다.

『우리는 기후 위기를 끝낼거야』는 바로 이런 절망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선택한 청소년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력감 대신 행동으로 실제로 세상을 바꾼 또래들의 모험담이다. 저자는 "기후 위기가 악화되는 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이에 맞서는 우리의 대응 속도도 굉장히 빠르다"고 말하며, 그 속도 차이를 줄이기 위한 실천으로 기후 소송을 제시한다.

법정에서 펜으로, 변호사의 특별한 선택

이 책의 저자는 기후 소송의 시작부터 판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한 변호사다. 헌법 소원 통과라는 큰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직 많은 아이들이 이 소중한 승리를 모르고 있다는 현실을 마주하고, 법정에서 싸우던 변호사가 이번에는 책으로 더 많은 아이들에게 다가가기로 한 것이다.

매주 100쪽이 넘는 문서를 작성하고 5천 명이 넘는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며 쌓아 올린 치열한 노력, 헌법 재판소 공개 변론에서 울려 퍼진 청구인들의 당당한 목소리, 그리고 판결 후 잔치국수를 나누며 함께 기뻐했던 순간까지. 소송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땀과 눈물 어린 시간들이 책 곳곳에 진하게 담겨 있다.

롤플레잉 게임처럼 읽는 기후 소송 모험기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접근성이다. 롤플레잉 게임 설정으로 시작하는 만화와 함께 구성되어 있어, 마치 직접 모험을 떠나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기후 소송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법과 기후 문제를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풀어내어, 어린 아이부터 청소년까지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눈에 쏙 들어오는 편집과 다양한 구성 덕분에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지루할 틈이 없다. 법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 진정한 의미에서 '온 가족이 함께 읽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헌법의 관점에서 바라본 기후 위기

이 책은 헌법의 관점에서 기후 위기라는 문제를 바라본다. 헌법 전문에 담긴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영원히 확보하는 것'이라는 다짐에서 출발해, 기후 위기라는 현실과 우리의 기본권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차근차근 풀어 나간다.

"국가는 기후 위기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 당당한 외침이 어떻게 헌법적 근거를 갖게 되었는지, 우리 삶을 지키는 힘이 어떻게 헌법으로 만들어진 기후 인권 선언서가 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막연한 두려움에 머무는 대신 헌법이라는 기준으로 기후 위기를 새롭게 인식하고, 해결의 길을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모두를 위한 기후 행동 안내서

이 책은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기후 위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두루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졌다. 청소년에게는 또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사회 참여 에세이이자 실천 사례집으로, 교사에게는 교과 연계와 융합형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 자료로, 시민 단체 활동가에게는 공감과 참여를 이끄는 캠페인 도구로, 그리고 무력감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기후 우울을 이겨 내는 따뜻한 처방전으로 다가간다.

청소년 청구인과 변호사의 감동적인 에피소드부터, 법과 기후에 대한 지식과 토론 질문을 담은 '딱따구리 노트', 기후 소송의 과정을 사진과 함께 정리한 '타임라인'까지 책 곳곳에 흥미롭고 유익한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책 마지막에는 헌법 재판소의 선고 낭독문까지 수록해, 독자들이 역사적인 판결의 순간을 직접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현실적 진단과 희망의 메시지

책은 성과에 도취되지 않고 냉정한 현실 진단을 제시한다. 헌법 소원에서 승리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유럽 국가들에 비해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한다.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및 개선의 필요성, 정책 변화의 시급성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내면서도, 이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후 위기 앞에서 낙담하고 포기하기보다, 함께 손을 맞잡고 '행복할 권리,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를 힘차게 외치자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 함께 기후 행동을 즐겁게 이어 가자는 것이다.

선택의 순간, 희망의 손길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읽고, 마음에 새기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달라진다. 기후 위기의 시대, 포기와 체념에 주저앉을 것인지, 아니면 한 걸음 내디뎌 세상을 바꾸는 주인공이 될 것인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이 책은 그 선택의 순간, 주저하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하게 손을 내민다.

실제로 세상을 바꾼 또래들의 이야기를 통해, 변화는 멀리 있지 않으며 용기와 연대의 힘으로 위기를 이겨 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기후 소송을 다룬 최초의 책, 『우리는 기후 위기를 끝낼거야』를 통해 지금 여기서 놀라운 기후 행동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승리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미래의 기후 위기 해결 주역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우리에게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런 책이 있다면 그 길이 조금 더 밝아 보인다. 가족 모두가 읽고 이야기 나누면 좋을 도서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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