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탄생 480주년을 맞아 공개된 『난중야록』은 7년 전쟁의 비록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순신의 15대 외손인 조강태가 편저한 이 책은 단순한 역사서를 넘어 충무공의 인간적 면모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를 제공한다.
『난중일기』는 충무공이 임진왜란 발발 3개월 전인 1592년 정월 초하루부터 전사 이틀 전인 1598년 11월 17일까지 2,539일간 기록한 소중한 사료다. 원래 자필 초고본에는 '임진일기', '을미일기' 등 연도별 제목이 붙어 있었지만, 사후 200년이 지나 정조 임금의 어명으로 윤행임 등이 『이충무공전서』를 편찬하며 5~8권에 수록하면서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간략한 요점으로 적힌 『난중일기』에는 진중의 군정 내용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가족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 서애 류성룡에 대한 염려, 원균에 대한 비판 등이 기록되어 있다. 『난중야록』은 바로 이 날짜별 기록을 토대로 밤에 쓰는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영웅 이순신의 내면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단이다. 충무공의 상대 여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단이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그 자체로 완성된 인물이다. 15세의 나이에 관청 노비였던 그녀의 지혜와 학식, 경험은 박학다식함을 넘어 경이로울 정도다. 거북선 축조와 전략 수립에서도 그녀가 보인 활약은 이순신 같은 영웅 뒤에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세자와 함께 단이를 존중하는 모습들을 통해 당시 여성들이 처한 상황과 그 속에서도 발휘된 여성의 능력을 엿볼 수 있다. 분별력을 지닌 조선 당대의 대표적인 여성으로서 단이의 모습은 현재를 살았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지 상상하게 만든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도 백성들을 챙기고 아꼈던 충무공과 그를 믿고 따르는 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전황을 살피는 군사들, 대장장이들과 그의 아들 먹구, 거북선 안에서 배를 이끌었던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군인도 아니면서 나라를 지켜나간 많은 이들의 희생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러한 기록들을 보관하고 전해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야사에서만 볼 수 있는 내밀한 이야기들이 더욱 재미있고 많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임진왜란 군영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들은 역사를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닌 살아있는 인간의 이야기로 만들어준다.
『난중야록』은 영웅 이순신의 인간적 면모와 삶의 고뇌를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을 우리 곁으로 불러오는 의미 있는 작품이다. 특히 단이라는 인물을 통해 조선 여성의 힘과 지혜를 재조명한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이순신 탄생 480주년을 맞아 공개된 이 책은 우리에게 영웅이 혼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음을 일깨워준다.
#스타북스 #이순신 #충무공 #조강태편저 #이순신밤에쓴일기 #난중야록 #이순신탄생480주년 #문충서평 #문화충전 #도서협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