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의 지혜들 - 세계 최고의 CEO, 혁신가, 게임 체인저들의 성공 비밀
데이비드 M. 루벤스타인 지음, 김현정 옮김 / 토네이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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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는 세기를 막론하고 관심의 대상이자 토론의 대상인 것 같다.

막연하게 좋은 리더란 무엇무엇이라고 정의하기엔 사람의 성격과 성향, 종사 분야와 시대에 따라 추구되는 능력이 다르니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리더는 없겠지.

그래서 멋진 리더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 입맛대로(성향대로) 골라 읽을 수 있는 리더모듬전기가 나왔다.

#2

이 책은 이 시대의 리더들을 비전가형, 육성가형, 혁신가형, 통솔자형, 의사결정자형, 목표달성가형으로 나눠서 세계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 칼라일 펀드의 창업자인 저자와의 대담형식으로 한 사람 한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사실 이들 중 이름을 처음 보는 이들도 많다는 것은 안비밀...

첫장부터 끝장까지 일방통행으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익숙하고 궁금한 인물들 위주로 살펴보고, 그 후 나머지 인물들을 천천히 읽어 보는 것도 좋을 듯.

한 인물 당 아무리 길게 잡아도 30분이면 읽을 수 있을 분량의 인터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쉽게 쉽게 읽혀지는 것이 매우 큰 장점이다.



#3

요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비롯해 말해무엇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가장 처음에 나와있지 않아도 골라서 처음으로 읽었을 것같다. (이 리스트에 일론 머스크가 빠져있는 것이 조금 아쉽다)

개인적으로 인터뷰형식의 구조는 몰입이 쉽게 되지 않아 별로 선호하지는 않는데, 어떤 지식적인 정보 전달을 위한 목적이 아니고 리더 개개인의 가치관을 전달하기 위해서 인터뷰 형식을 취했다는 것은 신의 한수였던 것 같다. 대담자들의 인성, 세계관이 그대로 와닿는 기분이었다.

#4

다양하고, 그래서 가치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정말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 중 어느 한 사람도 게을러 보이는 사람이 없다.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자신을 갈고 닦든, 즐거워서 그 길을 달려가든 정말 '꾸준히' 자신의 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 꾸준함을 장착하면 각자의 분야에서 리더라는 완장을 찰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것 같다.

#5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인터뷰는 멜린다 게이츠편.

빌게이츠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난 처음 들어본)그의 부인 멜린다 게이츠.

부창부수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부부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유유상종...뛰어난 인물들 끼리는 서로서로 통하고 뜻이 맞는가봉가.

워렌 버핏과 게이츠 부부의 우정이 참 아름답고 빛난다.

그들이 노력해서 만든 수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해 부의 균등을 이룰 수 있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본주의의 순기능을 본다.

나라가 뺏어서 부의 균등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할 수 있는 안정적인 기반을 나라가 지원하고, 그 위에 쌓은 부를 자발적인 기부를 통해 다같이 부를 누리는 그런 사회.

이러한 마인드가 뛰어난 리더의 자질이 아닌가 싶다.

이런 리더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오길 바래본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

빌 게이츠 '생각의 속도': 아주 오래된 책이지만 빌 게이츠의 초창기 신념과 지금의 신념이 변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가 탁월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책

같이 읽고 싶은 책

멜린다 게이츠 '누구도 멈출 수 없다'

애슐리 반스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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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하지 않고 핵심만 말하는 법
야마구치 다쿠로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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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란 우리들의 인생 그 자체이고 '생명'으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천성이 문과형 인간이다. 감정의 섬세한 선을 중시하고, 시적허용을 사랑한다. 하지만 직업을 가지고 수익을 추구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효율성을 제1의 가치로 두고 살아야 한다. (사실 감정이 오롯이 잘 전달되기만 해도 문제는 없겠지만 말이 의식의 흐름대로 중구난방 횡설수설 하게 되는 순간들이 문제다). 상대방과 나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핵심만 잘 말하고 싶은 염원을 담아 책을 펼쳐보았다.



시간을 최대로 잘 활용하려면 요약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요약을 한 마디로 설명하면? '죽어도 이것만큼은 말해야지!'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

그런데도 사실 그것이 쉽지가 않다. 글이란 것은 쓰면서 내가 수정할 수 있지만 말이란 것은 뇌에서 생각하는 동시에 뱉어야 하는 상황이 거의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지간하지 않곤 말을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를 찾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생각을 끄적거리고 다음 페이지로 넘기는 순간 작가에게 한 방 맞았다. ' 이 책은 죽어도 말하고 싶은 한마디를 이끌어 내는 과정을 설명하고 요약 능력을 길러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보자.

 

핵심만 전달하는 3단계 요약의 기술: 정보 수집→ 정보 정리→ 정보 전달.

 

정보 수집: 요약이라고 하면 보통 정보 전달의 부분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저자는 세 단계에 우열은 없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한 부분은 많은 양의 정보를 다 받아 들인 후, 분류를 하는 것은 독이란 사실! 처음부터 필요한 정보와 불필요한 정보를 노련하게 파악하고 머릿속에 남길 정보를 능숙하게 골라내는 훈련을 하자. 양질의 정보만이 정보라는 타이틀을 받기에 부합하다. 수집의 단계에서 활용하면 좋을 방법들 : 대답이 정해져 있는 닫힌 질문이 아닌 열린 질문 하기, 인지 편향에 갇혀 있지 않은지 자가 점검 하기, 메타 인지력 높이기.



 

정보 정리: 요약을 못하는 사람은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지 않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다. 반면 요약을 잘하는 사람의 뇌는 잘 정리된 방과 같다. 예전 내가 회사에 처음 입사한 신입시절, 우리 부장님은 S대 물리학과를 수석으로 입학, 졸업 하고 30대의 젊은 나이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회계법인 파트너 뱃지까지 다신 분이었다. 이분이 갓들어온 햇병아리였던 나에게 일 잘하는 단 한가지 비법이라고 알려주신 것이 바로 폴더 정리와 이메일 구분이었다. 역시 뇌가 정리가 되어있는 것이 깔끔한 아웃풋을 낼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방법인 듯 하다. 이 참에 책을 읽고 책상정리를 해야겠다. 정리 단계에서 활용하면 좋을 방법들: 그룹화 사고, 그룹에 이름표 붙이기, 우선순위 매기기.

 

정보 전달: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결하게'이다. 전달은 '무엇을 전달할지'만큼이나 '무엇을 전달하지 않을지'가 중요! 내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90%를 버리라고 한다. 어느 정도 공감한다. 하잖은 수다에서도 너무 많은 정보를 상대방에게 주면 상대는 지루해 한다. 그렇기에 기승전결의 포인트 되는 결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기승을 줄여야 하는데,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은 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아마도 그렇게 기를 강조함으로 인해 결론의 극대화를 이루고 싶어하는 듯한 심리가 보이지만, 내가 원하는 결론의 극대화가 아닌 상대방의 지루함으로 결론을 맺게 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 같아. 이 사실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기에 내가 하고자 하는 기의 90%를 버리는 연습을 해보겠지만,,, 그럼 나는 묵언수행을 시행한다고 느낄 것만 같아 ㅋㅋㅋ

 

 

PLUS: 또한 이 책에서는 대화의 타깃별로 주어진 시간을 반드시 살피며 그 사람이 듣고 싶어하는 정보를 전달할 것을 이야기 한다. 또한 그 사람의 반응을 살피되 내가 원하는 대답과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상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이야기 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는 꿀팁을 준다.

일본 작가들의 특징은 문체가 가볍다는 것이다. 그만큼 쉽게 읽히고, 실질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과 요약을 잘 한 케이스, 그렇지 않은 케이스의 예시가 많아서 좋았다. 매우 실용적인 책. 제목 그대로 핵심만 말할 수 있는 지름길로 인도해 줄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핵심만 말하는 기술을 터득할 수 있을지는 결국 자신이 소개된 방법들을 얼마나 실천하는가의 문제인 듯 싶다. 시간을 들여 책을 읽었으니, 정보의 인풋 단계부터 요약을 하고 가지치기를 하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내 안에 넘쳐나는 말들이 어쩌면 과한 정보의 유입인것 같은 생각이 들거든.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 바바라 민토, 논리의 기술

         '책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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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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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랑의 생애'는 소설인데 이것이 소설인지 철학서인지 다소 헷갈리는 책이다 . 
첫 장에 이 책의 주제를 담은 강렬한 짧은 챕터로 책이 시작하는데 저자가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액기스를 진하게 뽑아 낸다.


당신이 사랑할 만한 사람인가 아닌가, 사랑해도 되는 사람인가 아닌가는, 사랑의 초기에 반드시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연연해할 일은 아니다. 사랑할 만한 자격을 갖춰서가 아니라 사랑이 당신 속으로 들어올 때 당은 불가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자격을 갖추고 있어서 사랑이 당신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당신 속으로 들어와서 당신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2

보통의 소설들은 주인공 혹은 주인공들이 겪어가는 사건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잘 녹여 넣는다. 그런데 이 소설의 경우엔 메세지에 주인공들이 겪는 이야기를 토핑처럼 얹은 느낌이 난다. 
작가가 전지적작가의 시점에서 계속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나는 처음에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산문인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한 참 사랑에 관한 묘사를 한 후 형배라는 이름의 남자가 친구의 결혼식에서 예전 자기에게 고백했던 후배인 선희를 만나 불가항력적으로 반하게 되는 장면이 짧막하게 나오고, 이 형배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사랑관이 나온다. 그 후 시점은 선희에게로 옮겨가 선희의 입장에서 예전 좋아했던 형배에게 차이고 지금의 10살 많은 남자치구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 이야기. 그 남자친구인 영석의 인생과정과 그가 가지게 된 생존형 사랑의 모습과 카메오처럼 출현하는 형배의 카사노바 친구 준석의 모습과 그가 잠시나마 정착을 하려고 했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민영의 사랑의 모습까지 여러 사람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철학적으로 파헤친다.
 이 소설의 컨셉이 주인공 중심의 스토리텔링이기보다 무심한듯 건조한듯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초첨이 맞춰져있는 것은 알겠지만 약간은 읽기 힘든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

'모른다'는 '인식하지 못한다'로 바꿔 말할 수 있으므로 '모르는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된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라는)것을 아는 것이다. 몰라서는 곤란하다. 무지가 사랑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모르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 연인은 내가 '아는'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가 아는 것은 모른다는 것이다. 연인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말하자며 이 '모름'은 의식적인 것이다. 연인은 의식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된다. P31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 가 요점인것 같은데 이렇게 자세하게 풀어주셔서,, 단순한 나같은 독자는 쪼까 헷갈림 ㅠㅠ


#3
사실상 위에 언급한 것처럼 스토리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다. 한 여자가 선배에게 고백했다 차였지만 그 상처를 딛고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는 과정이 어찌보면 전부라면 전부이다. 그런데 이 한 사람이 어찌해서 그런 사랑관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고찰하는 것에 300페이지 가까운 지면이 할애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의 사랑관도 돌아보게 된다. 단순해보이는 어떠한 행동 뒤에 숨어있을 과거에서부터 쌓아온 가치관들. 결국은 얽히고 섥힌 그 가치관이 톱니바퀴처럼 하모니를 이루며 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사랑은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을 품고 있다.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 안에 포섭되어 있다. 

사랑 자체인 이 사랑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와 자기 생애를 시작한다. 그 생애가 연애의 기간이다. ㅇ떤 생애는 짧고 어떤 생애는 길다. 어떤 생애는 죽음 후에 부활하고, 어떤 생애는 영원하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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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
조해진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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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걷는 곳은 언제나 빈 들판이었고, 

투명한 계단을 지나 하늘 끝까지 이어진 그 발자취는 

자격을 되묻는 것으로 충만했던 

내 작은 웅덩이에서 올려다본 한 인간의 별자리처럼 빛났다.

상상보다 더 환하게, 더 고독하게……

-동쪽伯의 숲-


#1
너무 아름다운 소설책을 만났다. 
현실에서 실재로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사람들과) 작가의 상상력 안의 사람들이 묘하게 어울어져서 작가의 단편 몇 편은 이것이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살짝 헷갈리기도 한다. 
단편들의 제목을 쭉 본 후에  '잘 가, 언니'라는 한 눈에 마음을 빼앗긴 단편부터 읽어내려갔는데, 어쩜 단편인데도 전혀 단편같은 느낌이 들지 않아. 
총 9편의 단편이 들어있는데 한 편 한 편 읽으면 단편이 이렇게 단편처럼 안느껴지긴 처음이었다.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집중을 해서 몰입을 했다 싶으면 끝나기에 독자로서의 에너지 소모가 크고 
작가가 그리고픈 큰 이야기를 짧게 만들다 보니 가끔 내용면에서 너무 큰 비약이나 생략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여기에 있는 단편들 전부 너무나도 꽉 찬 내용에 꼭 소설 한 권을 읽은 마냥 풍성하다. 

#2
소설보다는 비소설을 선호하고, 소설중에서도 한국 소설 이외의 소설을 좋아하고, 또 그 중에서 단편보다는 장편 소설이 좋다. 
그런데  빛, 꽃, 바람,, 이런 단어에 약한 나는 '빛의 호위'라는 제목에서 무언가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현대 한국 소설을 별로 안좋아하는 이유는 뭐랄까,, 전부가 그런건 아니겠지만 난해한 내용의 소설을 많이 접했어서 그런 것 같다. 
작가의 정신세계가 가감없이 드러나는 지면에서 냉소적이고, 염세적이고,  때론 불륜이 예술이 되고 ,, 
읽고 나서 감정이 정화되는 것이 아닌 정신이 피폐해지는 소설을 접했어서 그런지 아무리 상을 받았다해도 나에게는 그다지 맞는 옷이 아니었던 것 같았는데 이번 이 소설집은 따뜻한 내용의 소설이 많아서 읽는 내내 훈훈했다. 
따뜻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과 이별과 소중함…


발자국 안에 빛이 들어있어.

빛을 가듣 실은 작은 조각배 같지 않아?

어, 그런가……

여기에도 숨어 있었다니……

뭐가?

셔터를 누를 때 카메라 안에서 휙 지나가는 빛이 있거든.

그런 게 있어?

어디에서 온 빛인데?

.

.

평소에는 장롱 뒤나 책상 서랍 속, 아니면 빈 병 속처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얄팍하게 접혀 있던 빛 무더기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일제히 퍼져나와 피사체를 감싸주는 그 짧은 순간에 대해서라면 사진을 찍을 때마다 다른 세계를 잠시 다녀오는 것 같은 그 황홀한 일에 대해서라면, 나는 이미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빛의 호위'

P32




#3
또 이 책의 장점 하나는 반짝 반짝하는 한국어의 향연.
나는 내가 한글로 읽고 쓰고 사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할 정도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언어가 내 언어라니…  

'사물과의 작별'은 마치 영화를 한 편 보는 듯한 느낌에 글로도 이미지를 이렇게 그려낼 수 있구나 감동이었어.

#4
조해진 님이 장편도 몇 편 쓰셨던데 도서관에 가서 한 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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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마리 여기 있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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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베크만의 최신작 브릿마리 여기 있다.
어찌하다 보니 이 작가의 책을 많이 읽게 되네? 
요런 가벼운 소설은 이 나라의 소소한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창이 되는데 생각보다 미국이랑 비슷한 느낌이 많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1.
이 작가는 개인화된 사회에 메세지를 던지는 작품을 많이 쓰는 것 같다. 
브릿마리 할머니의 남편 켄트는 이혼남이었는데 브릿마리 할머니는 켄트와 결혼하며 그의 두 아이도 마치 엄마처럼 모든 정성을 다해 도맡아 키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브릿마리를 엄마도 대한 적이 한 번도 없고 결국 성인이 되면서부터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집에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켄트 할아버지는 60이 넘은 분이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나서 조강지처를 버리고 나가버린다. 브릿마리 할머니는 내연녀가 있는 할아버지와 살 수 없어 고용센터에 자신의 사정을 털어놓고 일자리를 구래 떠나는데 그 일자리는 바로 없어지기 일보직전의 슬럼가인 보르그 마을의 레크리에이션 센터의 관리인이다. 이 보르그라는 마을은 경제위기와 함께 몰락한 과거 트럭회사가 많았던 전형적인 슬럼가로 마을로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 몇몇이 축구를 하고 마을에 있는 유일한 가게인 피자가게가 곧 자동차 정비소이고 보건소이고 철물점이고 우체국이기도 한 그런곳이다. 브릿마리가 취업한 레크리에이션 센터도 3주뒤면 문을 닫는 곳이어서 결국 3주짜리 단기 알바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3주동안 브릿마리와 보르그의 아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세상을 품게 되는 과정이 전체적인 줄거리. 
 '오베라는 남자'도 사회와 단절되어있던 한 할아버지가 어떻게 이웃들과 정을 나누면서 마음을 나누며 본성의 따스함을 이끌어 내는지를 적어다면,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도 한 연립주택에 살며 각자의 쓴 아픔을 간직한채 단절 되어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이웃이 되어가는 지를 나타냈고, '브릿마리 여기 있다' 이 책 또한 평생을 남편의 뒷바라지만 하며 자신의 성역인 '집안'에 있던 브릿마리 할머니가 갑작스런 이혼으로 사회복지사 활동을 하면서 아픈 아이들을 이해하는 대모가 되는 과정을 적어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꼭 누군가의 죽음이 등장을 하는데 오베 할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할미전의 할머니도 돌아가시고,, 브릿마리에서도 죽으면 안될 것 같은 내가 너무 좋아했던 캐릭터가 허망하게 죽었다 ㅠㅠ 

이 작가가 던지고자 하는 메세지를 한 마디로 요약하면 사랑할 수 있을 때 많이 사랑해라,,가 아닐까?

#2
가끔 우리 나라의 유교적인 문화와 너무나도 다른 문화색에 깜짝 깜짝 놀라서 적응이 안될때가 있다. 
켄트 할아버지가 조강지처를 버리고 도망가는 장면이야 뭐, 이곳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인데, 그 이후에 브릿마리 할머니가 스벤 할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은 마치 20 남녀가 썸을 타는 듯한 장면이 연출이 되는데 약속시간을 기다리고 우물쭈물 선물을 내밀고,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멋진 스팟을 데리고 가고 ㅋㅋㅋㅋㅋ 이 부분은 좀 적응이 안되더라; 나이가 들어서 사랑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60이 넘은 분들이 이런 모습을 연출한다는 것이 뭔가 모르게 어색해서리;; 결국 이 스벤할아버지는 나중에 잘못을 뉘우치며 돌아온 켄트 할아버지의 라이벌이 되고 이 두 사람은 젊은 대학생들의 삼각관계같은, 이를테면 힘자랑같은(?) 장면들을 연출해낸다 .

#3.

모든 결혼 생활에 단점이 있는 이유는 모든 인간에게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 살다보면 그 사람의 약점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스리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그 약점들을 무거운 가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으면 그걸 피해가며 청소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환상을 유지하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P172



#4.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고, 정말 가볍게 재미있게 눈물 약간 찔끔 하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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