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사랑의 생애'는 소설인데 이것이 소설인지 철학서인지 다소 헷갈리는 책이다 . 
첫 장에 이 책의 주제를 담은 강렬한 짧은 챕터로 책이 시작하는데 저자가 사랑에 대해 가지고 있는 액기스를 진하게 뽑아 낸다.


당신이 사랑할 만한 사람인가 아닌가, 사랑해도 되는 사람인가 아닌가는, 사랑의 초기에 반드시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지만, 연연해할 일은 아니다. 사랑할 만한 자격을 갖춰서가 아니라 사랑이 당신 속으로 들어올 때 당은 불가피하게 사랑하는 사람이 된다. 자격을 갖추고 있어서 사랑이 당신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당신 속으로 들어와서 당신에게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2

보통의 소설들은 주인공 혹은 주인공들이 겪어가는 사건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잘 녹여 넣는다. 그런데 이 소설의 경우엔 메세지에 주인공들이 겪는 이야기를 토핑처럼 얹은 느낌이 난다. 
작가가 전지적작가의 시점에서 계속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나는 처음에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산문인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한 참 사랑에 관한 묘사를 한 후 형배라는 이름의 남자가 친구의 결혼식에서 예전 자기에게 고백했던 후배인 선희를 만나 불가항력적으로 반하게 되는 장면이 짧막하게 나오고, 이 형배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사랑관이 나온다. 그 후 시점은 선희에게로 옮겨가 선희의 입장에서 예전 좋아했던 형배에게 차이고 지금의 10살 많은 남자치구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된 이야기. 그 남자친구인 영석의 인생과정과 그가 가지게 된 생존형 사랑의 모습과 카메오처럼 출현하는 형배의 카사노바 친구 준석의 모습과 그가 잠시나마 정착을 하려고 했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민영의 사랑의 모습까지 여러 사람의 모습을 통해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철학적으로 파헤친다.
 이 소설의 컨셉이 주인공 중심의 스토리텔링이기보다 무심한듯 건조한듯 사랑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초첨이 맞춰져있는 것은 알겠지만 약간은 읽기 힘든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

'모른다'는 '인식하지 못한다'로 바꿔 말할 수 있으므로 '모르는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된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이라는)것을 아는 것이다. 몰라서는 곤란하다. 무지가 사랑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모르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가. 연인은 내가 '아는'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가 아는 것은 모른다는 것이다. 연인은 내가 '모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말하자며 이 '모름'은 의식적인 것이다. 연인은 의식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된다. P31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는가?' 가 요점인것 같은데 이렇게 자세하게 풀어주셔서,, 단순한 나같은 독자는 쪼까 헷갈림 ㅠㅠ


#3
사실상 위에 언급한 것처럼 스토리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다. 한 여자가 선배에게 고백했다 차였지만 그 상처를 딛고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하는 과정이 어찌보면 전부라면 전부이다. 그런데 이 한 사람이 어찌해서 그런 사랑관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고찰하는 것에 300페이지 가까운 지면이 할애가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의 사랑관도 돌아보게 된다. 단순해보이는 어떠한 행동 뒤에 숨어있을 과거에서부터 쌓아온 가치관들. 결국은 얽히고 섥힌 그 가치관이 톱니바퀴처럼 하모니를 이루며 돌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 


사랑은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을 품고 있다.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 안에 포섭되어 있다. 

사랑 자체인 이 사랑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와 자기 생애를 시작한다. 그 생애가 연애의 기간이다. ㅇ떤 생애는 짧고 어떤 생애는 길다. 어떤 생애는 죽음 후에 부활하고, 어떤 생애는 영원하다.

P16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