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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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가족을 생각하게 했다.

한 가정을 꾸리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소원했던 가족이 그리워졌다.

같은 서울 하늘 아래 살면서도 부모님 생신이나 명절을 빼고 만나기 힘든 우리는 어쩜 이웃사촌보다도 못했다.

나만 소원했던걸까....

몇일 전 아버지 팔순으로 가족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로 5인이상 모이지 못하다 2단계로 내려가면서

부모와 같이 가족은 모일 수 있다 해서 팔순잔치는 조촐하게나마 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먹었는지 모르겠다'하시며

 '아직도 젊은 것 같은데...' 하셨다.

아버지가 생각하는 나이로 사시면 된다고 농삼아 말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짠~했다.

늘 엄마하면 마음 한 구석이 아련한 무언가 있었는데...

아버지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손 한번 잡아 본적도 없다.

팔순잔치에서도 꼭 한번 안아주지도 못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 책이 나를 이렇게 맘 약하게 만든다.


p22,

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관심과 지원 아래 이 세계를 마음껏 표현하며 불멸의 이름으로 살다 가고,

나의 아버지 같은 이들은 한국의 남쪽 J읍에서도

시골 쪽으로 한참 들어가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농가에서 태어나 학교에는 발도 들여놓지 못한 채

생존이 아닌 다른 이유로는 그 집을 떠나본 적이 없는 흙먼지 같은 일생을 살기도 하는 게

인간의 삶이기도 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 때 어린 딸에게 외면당하기도 하면서.



그런 순간이 나에게도 있었다. 뭔지 모르게 가족이 부끄러운 그 때가...



p196.

나는 아버지를 한번도 개별적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도 그때야 깨달았다. 아버지를 농부로, 전쟁을 겪은 세대로, 소를 기르는 사람으로 뭉뚱그려서 생각하는 버릇이 들어서 아버지 개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아는 게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4장 '그에 대해 말하기'에서 가족의 인터뷰 형식으로 아버지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가족들끼리 인터뷰 형식으로 한 사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말하는 것도 좀 더 가족을 알아가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에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오남매중 셋째라 그런지 둘째 홍이의 이야기에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다음에 친정집에 가게 되면 아버지에게 물어보고 싶다.

아빠는 뭐가 가장 하고 싶은지....

젊었을 때 꿈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우리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다고....

'살아냈을' 모든 아버지들에게 감사를 하게 되는 책이다.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 받아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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