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 붙잡지 않아서 단단해지는 마음
이왈종 지음 / 좋은생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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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6년 상반기 좋은생각의 표지를 예쁘게 장식한 이왈종 화백의 에세이집이 출간되었다. 출간 예정 소식을 듣고 기대하고 있던 책이라, 출간 즉시 책을 확인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왈종 화백은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에서 대학교수 및 화가로 활동하시다, 1987년 마흔다섯에 많은 것을 내려놓고 돌연 제주로 가서 작업을 이어오신 분이다. 전통 동양화부터 부조, 목조, 도자 등의 다양한 재료와 형식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은 서귀포의 왈종미술관에서 삶과 예술의 통찰을 나누고 계신다.

책의 제목은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라는 화백의 한 마디가 담겼다. 책장에 꽂았을 때, 많은 것들을 함축하고 있는 제목이 한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이다. 이는 책장 안에 소장하고 싶은 마음을 부른다. 책을 펴서 둘러보면 책의 컬러풀한 삽화들은 모두 이왈종 화백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에 실려있는 색감 또한 이질감 없이 잘 뽑혔다. 미공개작 포함 80여 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고 즐기고 싶은 독자에게도 안성맞춤이다.

개인적으로는 젊은 이의 치기 어리고 기운찬 느낌의 작품도 좋지만, 작가의 오랜 시간이 켜켜이 쌓여 완숙함으로 드러나는 작품들도 좋아한다. 이 책은 후자에 가깝다.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으로 다가오는 이번 에세이집은 제주도에서 느낄 수 있는 햇살과 바다 바람을 품는 듯하다.

작가의 작품에는 꽃과 새, 물고기와 노루, 일상의 사소한 풍경들이 주로 등장하는데,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간단했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마음이 무거워질 때도 너무 자신을 몰아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작가가 중도(中道),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려 애써온 삶이 묻어나는 말이기도 하다. 또한 작품에서 거대한 가르침을 주려고 애쓰지 않고 힘을 뺐다고 한 점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책은 총 4개의 부분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2부에서는 작가의 작품 변화 과정을 간략히 설명된 작가의 삶과 함께 따라가볼 수 있다. 경험을 따라 흐르듯이 변화해온 작품 세계관을 작가의 인생과 함께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번 에세이에서 좋았던 문구를 잠시 빌려와본다. "오늘의 무게가 내일은 가벼워질 수도 있다. 혹은 여전히 그대로일 수도 있다. (중략) 둘 중 어느 쪽이라도 삶은 계속 흘러간다. 흐름에 이유를 붙일 필요는 없다.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나에겐 대단치 않아도 파도에 몸을 맡기듯이 다가오는 흐름대로 인생을 유유히 지나가는 태도처럼 느껴졌다.

생활과 꿈이 서로 스미지 않으면 작품이 금세 메말라 버린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가의 고민과 사색의 흔적들이 순차적으로 실린다. 돌아보면 작업이 곧 삶의 기록이자 대화였다는 말에 공감했다. 너무 어둡지 않으면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재들로 이루어진 일련의 작품들이 생각의 결이 맞는 것처럼 포근히 다가온다. 그림 작품 곳곳에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라는 글귀가 쓰여있어 책장을 넘기며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다.

이 서평을 읽는 분들께 권한다. 서점에서 책을 찾아보자. 그리고 '중도의 미학'을 찾아 나서는 사람처럼 한 쪽으로 치우치지도 판단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작품과 글을 읽어보자. 그림에 담긴 여유 속에서 인생을 대하는 밝음과 긍정의 에너지 또한 찾아낼지도 모른다. 한 땀 한 땀 수놓은 예술 작품처럼 반짝이는 이 책을 다시 한번 권하며 이 글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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