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할머니 약국
히루마 에이코 지음, 이정미 옮김 / 윌마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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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기적으로 약국에 들를 때마다, 작은 배려와 따뜻한 안내 한 마디에 위안을 받곤 한다. 이 책에는 히루마 에이코라는 여성이 보내는 격려와 위로가 담겨있다. 그녀는 1923년 도쿄 출생으로 2025년까지 살면서, 수십 년에 걸쳐 약사로 일하셨다. 또한 '세계 최고령 현역 약사'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고 한다. 따뜻함을 잃어가는 이 세상에서 100세 할머니가 전하는 따뜻함 한 모금이 간절해져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전쟁을 겪어낸 세대로, 도쿄대공습의 날을 기억하고 현직에 있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히루마씨는 전쟁이 있었지만 끝끝내 살아남았다는 생각으로, 나름의 책임을 다하며 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약사로서의 사명감과 열정으로 바뀌었다고. 절망에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건져내는 메시지는, 그녀 자신이 극한 상황을 견뎌왔기 때문에 더 울림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호기심, 꾸준함, 다정함, 시간이라는 약을 주제로, 각 챕터에서 히루마씨가 전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 담았다.
히루마씨가 마주하는 손님 중에는 연배가 있는 분들이 꽤 있으셨나 보다. 나이가 그분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많이 담겨있었다. 지나간 일들에 너무 후회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은퇴 후 혹은 나이가 들어 뭔가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은데 생각나지 않을 경우에는, 어렸을 때의 성격과 취향을 생각해 보라고 권유한다.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날 수도 있다고 알려준다.
또한 잔소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다른 이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일상을 이야기하면서, 서로서로 마음의 간격을 적당히 유지하면서 지켜봐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참견과 관심의 차이를 따뜻하게 이야기해 주는 대목에서도 감동을 받았다. 약사로서의 일상과 오랜 기간 현직에 있으면서 채워진 삶의 지혜들이 보석처럼 박혀있었다. 진심이란 통하기 마련인데, 진심이 어린 마음이 배어 나오는 이야기들이었기에 더 집중해서 읽기 좋았다.
"당신에게도 언젠가 한 번 꼭 해보고 싶었던 일, 언젠가 한 번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을 것입니다. 그 '언젠가'를 전부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무엇이든 도전해 보시기를 바랍니다.(p158)"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란 없다며 등 떠밀어주는 푸근한 인상의 할머니가 떠오르는 말이었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도 손자가 등 떠밀어 준 덕분이라며, 상냥하게 웃는 모습이 그려지는 듯했다. 일본어라는 언어의 차이로 전해지기 힘들었을 메시지들이 온전히 와닿게 하는 매끄러운 책의 내용에 감사했고, 진심이 담겨있는 내용들에 감동받았다. 순간순간이 모여서 인생이 되는 것처럼, 본인만의 가치를 담고 그녀가 살아낸 시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마음이 존경스럽다고 생각했다. 짧은 시간을 빌어 히루마씨의 명복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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