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로망스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래동은 서울의 영등포구의 한 동네다. 1970년대에는 철공소 밀집 지역으로 다양한 기계부품을 생산하던 곳이었으나, 1990년대 말부터 중국산 제품의 유입으로 대부분이 문을 닫게 된 역사가 있다. 문래동을 배경으로 한 로맨스라니. 작가의 전작을 재미있게 읽어서 로맨스 신간이 나왔다길래 얼른 책을 찾아봤다.
책의 표지에는 예쁜 꽃집이나 카페를 연상시키는 예쁜 건물이 담겼다. 연애 소설이라고 하면 가볍고 읽기 편한 소설이 좋은데, 밝은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표지여서 책의 얼굴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소설에서는 '연애를 글로 배웠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게 하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내 이름은 김철. 나는 잘생겼다. 180cm 정도 되는 키에 약간 마른 타입이면서 얼굴도 하얗고 눈도 큰 편이다.(p7)"
자신을 잘생겼다고 굳게 믿는 남자 주인공 김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부터 자기가 잘생겼단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따라가 보기 위해서 읽어보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주인공의 믿음에 의문이 든다. 여자들과 눈만 마주쳐도 자기에게 관심을 갖는다 생각하는 이 인물. 제대로 된 연애도 못해보았다.
서울로 상경해서 대학의 금속재료연구실에서 대학원생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철의 일상에 작은 균열이 생기는데, 잘 쓰던 용해로가 고장 나면서부터다. 용해로를 구하기 위해 발품 팔던 그는 문래동 철공소에 가게 되고,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그 여자분이 갑자기 자신의 지도교수가 된다.
스포일러를 하지 않기 위해 더 이상의 줄거리는 생략한다. 교수 입장에서는 대학원생과 연애하는 것 자체가 공감이 잘되지 않았고,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교수님이랑 연애라니 막막하기만 한데. 말도 안 되는 조합, 이 둘을 섞어놓은 듯한 로맨스가 발칙한 상상이면서도 웃겼다. 연애로 이어지는 빠른 전개에 대한 판단은 살짝 내려놓고서 후반부를 읽어보았는데, 작가는 이런 독자들의 불편감을 예상했다는 듯이 결말을 이끌어간다. 대학교 실험실의 대학원생과 교수 생활을 훔쳐보는 듯한 특유의 관찰력으로 주인공들의 입장과 처지를 설명하는 서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후반부에 개연성이 좀 부족한 전개도 있지만, 소설의 재미로 묻히게 될 정도라서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었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진한 로맨스, 그게 교수와 대학원생의 입장이 아니었다면 몰입도가 더 좋았을 것 같은 데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작가의 필력으로 아무래도 풋풋한 전개를 더 진행되다가 끌고 갔으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살짝 들었다.
그래도 흡입력 있는 전개와 구성, 특색 있는 주인공, 지루하지 않은 플롯의 박자가 잘 어우러진 소설이었다. 앞으로의 작가의 행보가 기대된다.

#문래동로망스 #델피노 #김진성장편소설 #김진성 #내돈내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