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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양자역학 때문이야
제레미 해리스 지음, 박병철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전공자 입장에서 읽어본 책은 양자 역학 자체가 이해하기 난해하고 어려웠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책은 소설처럼 끝까지 다 읽어보고 다시 한번 읽을 정도로 흡인력이 있었다.
"양자역학이라는 이론 자체가 그렇게 생겨먹었다. 미시 세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정교한 이론인데도, 복잡한 수학을 걷어내고 기본 뼈대만 남기면 공상과학을 방불케 한다.(p14)"
양자역학은 원자나 전자 같은 미시 세계에서 물질과 에너지가 어떻게 움직이고 상호작용하는지 다루는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뉴턴역학으로 다룰 수 없었던 수성의 공전궤도에서 나타난 오차와 뜨거운 물체의 자외선 파탄 문제를 해결한 가설이 양자 역학의 시초였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토마스 영의 이중 슬릿 실험을 간단히 설명해 주고, 아인슈타인의 광양자설을 간단히 다룬다. 모든 입자는 파동적 성질을 가지며, 모든 파동은 입자적 성질을 가진다는 '파동-입자 이중성'이 기이한 현상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는 양자 세계를 설명하는 간단한 설명이겠다.
책에서는 사고실험인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양자 역학의 주요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고양이가 계속 예시가 나온다. 책에서는 고양이의 생존 여부를 결과로 두고 그 가정들을 간단한 부호로 설명해 준다. 특히 무작위가 난무하는 보어의 붕괴 이론을 간단한 부호와 고양이로 설명하는 방식이 새로웠다.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을 놓고 온갖 스토리텔링을 개발하면서 한 가지 사실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어떤 가설이 옳든 간에, 우주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기이한 곳이었다.(p65)"
양자역학을 해석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크게 5가지를 예시로 들고 있다. 그중 고스와미의 이론은 두 가지 가정하에 성립하는데, 첫째로 붕괴는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고, 둘째로 붕괴를 일으키는 주체가 의식이라는 가정하에 성립한다는 것이다. '자아'라는 개념과 인간의 의식이란 것이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와 고민해 보게 되는 지점이었다. 저자는 고스와미의 이론은 믿지 않는다고 하는데, 믿지 않는다고 해서 틀렸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재미있는 말을 한다.
또한 에버릿의 다중우주 가설에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 자체가 의문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생각해 보게 했다. 보어의 붕괴 이론과 에버릿의 다중우주의 차이는 6장 173쪽에 나오니, 비교해가면서 다시 읽어볼 만하다. 이론이 소개되던 1950년대 이론물리학계의 당시의 분위기도 조명해 준다.
"사실, 이 책에서 언급한 이론 중 이상하지 않은 것은 단 하나도 없다.(p258)"
책을 읽다 보면 총 5가지의 해석법이 소개되고, 난해한 수학 공식 없이 복잡한 이론들을 간결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인 것 같다. 그리고 양자역학을 풀어가다 보면 불확실한 정체성, 자유의지의 부재 등의 철학적 문제들도 같이 나오는데, 이를 생각해 보면서도 유머스럽게 풀어갔다는 점이 새로웠다.
이제 와서 양자 역학의 해석법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사람의 인지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책에는 의식과 자유의지가 양자역학에 기초하여 정의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이 이어진다. 덧붙여 책의 말미에서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은 에버릿의 다중우주 가설을 믿는다고 하니, 편향되지 않는 방향의 독서를 원하면 참고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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