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할 자유
이재구 지음 / 아마존북스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스께기 장사를 하는 두 형제의 어린 모습을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한다. 형인 형남과 아우인 형구가 3원에 받아 5원에 팔아서 30원 정도의 이익을 보고 난로에 넣을 석유 병을 샀지만, 형제 싸움에 병은 깨져버리고 병조각에 손을 벤 핏물이 선명한 도입부였다. 시간이 흘러 군 복무 중인 형남을 형구가 면회 오는 에피소드가 이어지고 장면이 전환된다.
우민과 진사댁의 아들인 상준(형남, 형구의 아버지)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데, 폐병으로 고인이 되는 상준의 첫 여자 영단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이후 미경(평산댁)이 상준에게 시집가게 되는 이야기가 같이 나온다. 미경이 키워나가던 정미소가 화재로 타 없어지면서 야반도주를 하게 되고 가난 속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산댁은 9남매를 낳아 하나를 잃고 8남매를 키우게 된다.
시간이 흘러 형남은 교육을 많이 받지 못하고 직업도 일정치 않은 형구에게 집안의 짐을 맡기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형남의 미국에서의 일시적인 성공은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모든 자산이 휴지 조각이 되어버린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
"형구는 그동안 형남과 사이에 오고 간 사연을 말하고, 형남을 앞으로 형제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p111)"
형구는 돈을 벌기 위해 이런저런 사업에 손을 대며, 다른 형제들과 식구들을 챙기는데 여념 한다. 고철 사업을 시작한 뒤 IMF가 터지게 되고, 돈을 많이 벌기는 했지만 사업을 확장한다고 항상 빚에 시달린다.
평산댁의 칠순 잔치 대신 직계 자손들이 일본 여행을 가서 형남과 형구의 다툼은 심화되는데, 펜션의 유리까지 깨고 밤에 모두가 쫓겨나 형제들은 뿔뿔이 흩어진다.
"형남은 피보다 이념이 중요하고, 이념보다 돈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잔디밭에 벌렁 누웠다.(p172)"
평산댁의 죽음 후 유산 배분 문제에서도 형제 간의 갈등은 지속된다. 돈을 앞에 두고 인간의 탐욕이 자세하게 묘사되는 갈등 상황이 가슴에 박혔다. 여기까지가 제 1부의 이야기이다.
제 2부는 첫째 아들인 형일이 알코올 중독으로 빠질 수밖에 없던 배경과, 형일의 죽음과 그 이후의 유산 상속 문제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이후 형구의 회사 이야기가 니오는데, 소설의 스포일러를 하지 않기 위해 그 이후의 줄거리는 생략하고자 한다.
소설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은 인물이 많이 나오는데, 이를 정리한 가계도라든가 모식도가 없어서 처음 읽을 때는 인물들의 관계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었다.
대신 삼 대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도, 한 가정의 흥망성쇠를 모두 보여주는 탄탄한 스토리는 읽을 맛이 있었다. 형제간의 첨예한 갈등이 시대적인 아픔과 함께 녹아있기도 했다. 그 시절, 그 시간대에 있을만한 금전적인 어려움과 돈으로 얽히고설킨 갈등들이 무겁게 가라앉아있는 소설이었다. 주인공 중에 한 명이 형구가 사람을 너무 믿는 바람에 생기는 배신과, 인간의 탐욕을 생각하지 못했던 바람에 후회하는 일들이 생긴다. 한 사람의 밑바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독자로서는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며, 고통스럽기도 했다. 깊이 있게 형제간의 갈등을 들여다보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할만한 시간을 가져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읽을만한 소설로 추천드린다.

#포기할자유 #아마존북스 #이재구장편소설 #장편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