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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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으로 지내온 반려동물의 상실. 친족이나 친구를 잃었을 때 보이는 슬픔과도 같은데, 주변에서는 쉽게 이해해주지 않는다. 주변에 이미 반려동물을 잃었거나, 노령으로 잃을 예정인 친구들이 있어 위로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펫 로스에 대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선 반려동물의 죽음을 슬퍼해도 괜찮다는 걸 아셨으면 합니다. 그때 열쇠는 주변의 지지입니다.(p39)"


주변의 지지를 '그리프 케어(상실의 슬픔을 함께하는 지원)'라고 하며, 이는 이미 반려동물을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 마음 치료 전문가, 가족이나 친구, 동물 병원의 수의사와 동물 간호사, 반려동물 친구 등을 들 수 있다.


펫 로스는 반려동물을 잃었을 때 주인이 느끼는 깊은 슬픔에서 회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뜻한다. 우선 자신의 슬픔을 있는 그대로 얘기할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 그것이 펫 로스를 이겨 내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한다.


이 책의 작가는 삿포로에 살고 있는 이토 히데노리라는 분으로 큰곰 문제와 펫 로스 등의 주로 동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취재한다고 한다. 일본 내에서 정신건강의학과에도 펫로스를 다루는 곳은 많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본인이 경험한 펫 로스의 실태, 설문 조사 45인의 이야기 등을 책에서 풀어나간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자식이나 다름없었던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주인이 짊어진 마음의 상처가 완전히 사라지는 법은 없다. 딱지가 앉아 피가 멈춘 것처럼 보여도, 그 밑에는 여전히 핏자국이 선연한 상처가 있다. (p84)"


설문 조사로 펫 로스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을 묶어내면서, 그들의 상처를 헤집는 일이 된 것 같아 조심스러웠다고 작가는 말한다. 오랜 상처여도 아픈 기억을 건드리는 부분은 쉽지 않을 수 있으니. 


개와 고양이를 중점적으로 잃은 이들의 사연은 다양했으나 감당해야할 그 슬픔의 크기는 작지 않았다. 반려동물의 임종을 지킨 이도 있었고, 지키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행복의 크기만큼, 같이한 시간만큼 슬픔의 크기도 비례해서 커지는 듯한 기분.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연들이었다.


책은 총 11개장으로 이루어져있는데, 그 중 10장에서는 슬픔을 다독일만한 방법들에 대해 소개한다. 펫 로스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그날'이 가까워지면 일을 쉬거나, 슬픔을 누구에게든 이야기하고, 집에서 나서서 걷거나, 집 안 청소나 이사를 하는 등의 방법을 알려준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많이 남겨두라는 조언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펫 로스는 극복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펫 로스와 공존하면서 그 슬픔까지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반려동물과 행복한 인생을 산 주인이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p277)


반려동물 역시 제한된 삶의 시간을 우리와 함께 지내기로 선택한 것이니, 우리도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충실히 보내야하지 않을까. 반려동물은 키우는 이에게는 추천을, 펫 로스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도 조심스럽게 권해볼만한 책인 것 같다.


​* 한 줄 평 : 반려동물을 잃었거나, 그 준비를 해야하는 모든 분들께 권할 책. 상처를 헤집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그들과 함께한 모든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동물에세이 #반려동물 #언젠가찾아올그날을위하여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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