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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겐 12척의 배가 있나이다 - 하
최인 지음 / 글여울 / 2024년 6월
평점 :
소설은 임진년(1592년)의 기록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1인칭 시점의 담백한 문체로 써져있어, 남의 일기를 읽는 듯한 소설. 순식간에 전란이 일던 조선의 한 지역으로 나를 이끌었다.
"전사이가도난(戰死易假道難)" (상p43)
싸워서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비켜주기는 어렵다는 뜻.
동래부사 송상현이 목패에 글을 써서 성 위에 세우고 전투하는 모습으로부터 강경한 다짐의 전쟁터의 모습이 느껴졌다.
소설의 초반부에 모든 장수가 도망치기 바쁘고, 나라의 운명이 어찌될 지 알 수 없다며 걱정하는 부분이 마음을 울렸다. 왜적을 보고 놀란 두 장수가 소민들을 버리고 달아나고, 왜적에게 항복해 죽패를 받은 소민이 부지기수였다고 서술한다. 임진왜란 중에 싸움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겁에 질린 채 도망가는 모습들이 나라고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한 단락 한 단락 마음이 아파 금세 읽어나가기 어려운 소설이었다.
"더 나아가 명군들은 민가를 습격해 재물을 빼앗고, 닥치는 대로 부녀자를 겁탈했다.(상p186)"
"배가 고파 사람이 서로 잡아먹는 지경에 이르렀소.(상p301)"
소설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현장감이 느껴지면서 생동감이 있어서 마음이 시렸다.
이 소설은 장수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었던 그를 재조명하면서, 잦은 곽란(위경련)으로 고생하면서도 백성을 사랑하고 한 여인을 사랑하여 목숨을 건 전쟁을 치러야했던 부분들을 상세하게 그려내었다. 역병이 돌고 본인의 병치레로 심란한 상황에서도, 어머니의 건강을 염려하는 효자로서의 면모도 자주 비친다. 상벌에 명확하여 아랫사람의 잘못에 곤장을 치기도 하고, 발바닥을 때리는 형별을 주기도 하는 부분도 자주 언급되었다.
책 두 권에 걸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소설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예화와 이순신의 사랑이야기가 전개되는 부분은 다른 영화나 매체에서 크게 조명되지 않았던 부분이라 생소하기도 했다. 예화라는 인물이 비중있게 나오는 편인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허구인 지 생각하지 않아도 소설적 허용이겠거니 하면서 읽는다면 불편하지 않게 읽어볼 수 있었다.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주는 부분은 작가가 직접 쓴 한 시 여러 편에서도 느껴지는데, 실제로 이순신에게 감정 이입하여 집필한 소설인 만큼 그 울림도 진하고 깊었다.
(하)권에서는 모함을 받아 의금부 옥안에 갖혔을 때, 목에 항쇄가 쓰여진 채로 고초를 받는 모습에 답답함을 같이 느끼면서, 주리를 틀고 곤장을 맞는 장면에서 잠시 책을 덮기도 했다. (하p172)
소설의 마지막은 무술년(1598년) 음력 11월 19일 이순신의 죽음으로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난다.
"싸움이 급하니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북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전쟁터에서 그는 그렇게 눈을 감는다.
전체적인 책의 분위기는 담담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일기형식으로 서술하고 있어, 읽으면 읽을수록 더 몰입해서 읽게되는 매력을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에 쉽게 읽어나갈 수가 없어 몇 번을 쉬었다 읽어야했다. 전쟁 중의 이순신의 생애를 요약본이 아니라 고스란히 체험해보고 싶다면 꼭 읽어봐야할 책일 것 같다.
*한 줄 평 : 중간중간 삽입된 한 시가 아름다운 소설. 잦은 곽란에 시달리면서도 항시 백성과 나라를 걱정하던 이순신의 내면을 깊이 이입해서 볼 수 있었음.
★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편소설 #신에겐12척의배가있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