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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
김용택 지음 / 예담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무엇인가에 쫓기며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김용택 시인의 글은 고요하면서도
심심한 일상과 함께 여유를 선물합니다.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그는 임실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는데,
아이들이 선생님께서 왜 시를 썼는지 궁금한 이유를 묻자 “심심해서 그랬어. 시골이 너무 심심하니까 심심함을 피하기 위해 여기저기 무엇인가를
찾아보고 마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생각을 하게 되니 그냥 버리기 아까워 글로 쓰기 시작했다.”는 선생님(김용택
시인)의 순수한 생각들이 지금은 너무도 멋진 일상예찬론이 되어 버렸다.
‘흰 쌀밥을 밥상에 올리고 가만히 보면 이렇게 밥이 되기까지의 여정이
생각난다.
하얀 접시에 가지런히 썰어 살며시 얹어 놓은 김치는 또 어떤가. 콩나물국, 상추 속에
가만히 놓여 있는 풋고추, 부글부글 끓고 있는 된장국, 가닥 채 넣고 끓인 김치찌개, 나란히 놓인 젓가락과 수저,,....“ 등 이렇게 하나하나
세밀하게 표현하는 글을 읽노라면 한 편의 그림이 그려지기도 하면서 입맛도 다져지고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한가득 번진다. 어느새 동심을 느끼는듯
편안하면서 여유로움을 찾게 된다. 그래서 김용택 시인의 글을 읽을 때면 항상 마음이 편안하고 여유로워지는가 보다. 다른 글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저자 자신만의 진실함과 여유 그리고 소소한 일상을 느끼고 동심 속으로 들어가고픈 생각을 일게 한다.
조금 더 소소한 일상을 생각하고 들여다보면서 자연을 가까이 하게 되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매일 바쁜 일상 속에서 “바쁘다. 바빠”는 입에 베어있으면서도 무엇인가에 만족하지 못하고 서두르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일
것이다.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들여다보는 시간이 여유가 없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그나마 김용택 시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함께
들여다보면서 여유를 찾게 되었다. 시골의 심심함이 예술로 승화되고, 긍정적이면서 여유 있는 시인의 마음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한편 들기도 했다.
흑백사진과 함께 읽는 이 글들은 정겨우면서 책 읽는 재미를 더했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 <심심한 날의 오후
다섯 시> 이 책은 언제나 책꽂이에서 꺼내 볼 수 있는 나의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