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 - 나는 아버지입니다
조옥현 지음 / 생각의창고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은 누구나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고 늙어간다. 인생의 고비를 어떻게 넘겼는지,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모습이 얼굴에 나타난다고도 한다. 나이 드신 분들의 얼굴을 보면 곱게 나이 드신 분들도 계시고, 무섭고 험악한 모습의 혹은 삶에 찌든 듯한 모습도 가끔은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곱게 늙어가고 싶어하고, 평온한 노후를 맞고 싶어 한다. 이런 늙어감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 또한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고 늙어가는 것이다.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는 다만 그분들이 나의 미래의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이 책<나이 들면 추억하는 것은 모두 슬프다>의 저자인 조옥현님은 올해 아흔 살을 맞으셨다. 그럼에도 치매에 걸린 아내를 걱정하고 있는 한 집안의 가장이며 아버지이시다. 그래서인지 교직에서 퇴직 후 그때그때의 생활과 생각을 적은 이 책의 에세이처럼 적힌 시 속에는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고 마음까지 읽을 수 있었기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치매 걸린 아내 걱정에 오히려 나이 들어 늙어가는 것을 미안해하고 죄인이라고 하면서도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저자는 마음이 약하고 따뜻하신 분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친구도, 전화를 걸어 줄 이도, 찾아갈 곳도 없는 일상이지만 아직 내 발로 걸을 수 있고, 내 손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 하고 그것이 어느 날부터 남아 있는 유일한 희망이 되어버렸다는 저자의 말에 소소한 것에 행복해하고 희망을 걸 수 있다는 것은 늙어가는 분들의 유일한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한 켠이 뭉클하기도 했다.
시간의 흐름 속에 저자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보면서 나이가 들어 안타까운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70세가 넘었기 때문에 할부가 안 된다는 말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고 상황이 우스웠지만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엔 모두 100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70세가 넘었다고 할부가 안 된다고 하고, 보건소에서도 무시를 하고 새를 팔던 젊은이도 무시를 하는 바람에 나이가 들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갔던 부분이다. 하지만, 늙음이 우리 모두의 미래 모습이거늘 왜 잊고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우리 모두 조금 더 공경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옥현 저자님의 걱정과 생각이 꼭 이루어지길 바라고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