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 인문학 카페에서 읽는 16통의 편지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요즘은 유달리 ‘마흔’ 이라는 숫자가 들어간 책제목이 많다고 혼자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고 있던 나에게 남편 또한 “요새는 책제목이 다 마흔이야?” 하면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새삼 재미있었다. 남편과 내 나이 또한 이제 마흔을 갓 넘은 나이. 그래서인지 <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이라는 책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고, 미혹되지 않는 불혹의 나이처럼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움이 스며있는 나이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마흔이라는 나이는 조금씩 노년의 삶을 준비해야하는 나이이며, 자녀 교육 등으로 한참 경제적 부담이 되는 나이이기도 하면서 여유롭고 평안한 삶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 많은 나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남은 생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하고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 그것은 이 책 <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에서 흥미롭게 설명을 해준다.

책장을 넘기자 참 재미있는 구성이다.

전철 안에서 깜빡 잠이 들었던 주인공. 이상한 세상에 와있는 주인공은 16개의 문을 지나가야만 꿈에서 깰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16개의 문중에서 문을 못 찾거나 지나가지 못하는 경우엔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도 더불어 들으며 생쥐를 쫓아 16개의 문을 찾으러 나서는데 주인공이 16개의 문을 다 찾을 수 있을지 호기심이 일면서 16개의 문을 다 찾은 후엔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사뭇 궁금해졌기에 주인공을 따라 나섰다. 어린시절을 시작으로 늪과도 같은 사랑에 빠진 금지된 사랑과 내리사랑으로 자식을 키워낸 부모님, 그리고 현재의 나와 미래를 추억으로 하나씩 더듬어 보고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는 시간이었다. 지금보다는 젊은 시절 방황하기도 하고 무료한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기도 했던 주인공과 나. 그러기에 이 책에 담긴 추억들은 우리 독자들이 한 번씩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공감이 가기도 했다. 한 인문학자의 16통의 편지가 주는 내용은 흥미로운 구성으로 지난날을 더듬어 보며 앞으로 남은 삶을 위해서 변화된 마음가짐을 선물하는 것 같다.

현재 한참 무료하고 힘들겠지만 어린 시절의 나를 생각하면서 희망과 용기을 가지라는.

지금까지 삶에 많은 후회와 반성이 있다면 앞으로는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친절하게 안내해주는 듯 마지막 말이 기억에 남는다.

“매일 보는 밤 하늘이 오늘은 다르게 보였다면 그건. 반짝거리던 시절의 나를 만나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