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김수환 추기경의 친전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차동엽 지음 / 위즈앤비즈 / 2012년 10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 말씀을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나신 김수환 추기경님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따스한 울림으로 남아 기억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 는 질문을 받으면 바로 대답을 한 적이 한번도 없었던 나에게 요즘엔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으면 바로 ‘김수환 추기경’님이라고 대답하곤 합니다. 왜냐하면 김수환 추기경님의 삶은 우리가 그토록 바라고 교리로 배웠던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사셨던 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을 더 생각하고 챙기고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며 몸소 사랑을 실천하셨던 분이라는 것을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늘 세상의 아픔으로 멍들어 있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가슴을 최측근에서 매일 지켜보시던 비서진 수녀와 신부의 권유로 인해 추기경님의 애틋한 마음을 친전에 담아보기로 하고 시작한 것이 이제는 우리 모두가 수취인이 되어 김수환 추기경님의 친전을 읽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장마에게 끝이 있듯이 고생길에도 끝이 있단다.”

1969년 마흔일곱의 나이로 젊은 추기경님 되셨던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한 소녀에게 써주셨던 카드글귀는 정말 희망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집을 나가신 아빠,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생 뒷바라지를 하고..”있던 소녀에게 써주셨던 글귀는 그 소녀에게 가슴에 와 닿는 희망의 글귀였을 것입니다. 절망 속에 있던 소녀에게 희망의 글귀를 안겨주신 덕분에 항상 마음에 간직하며 살아온 소녀는 현재는 50대의 중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려운 말보다는 쉽고 간결한 글귀로 소녀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던 추기경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 했습니다.

친전으로 전해져오는 추기경님의 말씀들을 오래도록 나의 가슴속에 담아두고 싶었습니다. 친전을 읽고 있는 내가 바로 수취인이라는 생각으로 읽다보니 더 가슴에 와 닿았고, 요즘 힘들다고 투정부리고 우울해하던 나에게 희망의 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소박하면서도 너그러운 우리네 아버지이시다가도 소외받고 외로운 약자들 편에서는 강한 모습이셨던 분이 바로 김수환 추기경님이시기에 친전을 읽으며 “사랑 자체이시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생선을 안 드시면서도 생선 밥상을 좋아하셨어요.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이 맛있게 드는 것을 즐겁게 여기셨으니까요...”라는 이 말에서처럼 김수환 추기경님은 소소한 것들에도 배려를 잊지 않으신 분이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추기경님의 친전을 읽는 순간이 행복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고 기억하며 추기경님의 말씀대로 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