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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우리는 꽃필 수 있다 - 김별아, 공감과 치유의 산행 에세이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5월
평점 :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보면 항상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책 표지에 있는 김별아 저자의 사진을 보면서도 밝은 미소 속에 당당함과 자신감이 가득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아마도 백두대간을 종주한 데서 오는 것일까. 꼭 그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저자 또한 사십 여 년을 평지형 인간으로 겁쟁이에 엄살쟁이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산이 던지는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산을 타기 시작하면서 완벽에 대한 압박과 실패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고 자존심과 오기로 시작했던 산행은 점점 꽃과 풀이 눈에 들어오면서 산을 즐기고 산행의 힘듦을 견디며 힘듦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아무리 멀고 험한 길도 끝이 있다는 희망으로 다가섰다고 합니다. 산행을 잘한다는 것은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져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만에 빠져 경솔하게 행동하면 자칫 큰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위험에 닥칠 수도 있는 것을 누구나 알 것입니다. 이렇듯 큰 대자연 앞에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열심히 산행을 하는 순간 자신의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면서 자신감과 당당함이 생겼다고 봅니다. 산행을 하고 와서 바로 글을 썼다는 저자의 모습에서 산행의 생생함을 글로 느낄 수 있었네요. 산을 타면서 흘린 땀방울과 생각들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습니다.
‘백두대간‘ 이라는 말만 많이 들어봤지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 자세히 몰랐던 나 자신은 백두대간의 ’백두‘는 백두산의 ’백‘ 자와 지리산의 다른 이름인 두류산의 ’두‘자가 합쳐진 이름으로 백두대간의 종주는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말을 새삼 알게 되었네요. 백두대간을 종주하기가 쉽지 않은 일인 줄 알지만 글에서도 처음 1차에 75명이었던 인원이 27차에는 30명으로 줄어들었고, 그중에서도 개근한 사람은 9명뿐이라는 것을 보면 얼마나 힘들고 인내심이 요구되는지는 안 봐도 알 수 있었네요. 작은 산 하나 타기에도 힘들어하는 나에겐 소수 정예, 열성분자, 극렬분자인 9명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우리 조상들의 삶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살아 있는 역사 교과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들과 함께 한 사소한 일상까지 소중하고 스스로 부족한 것에 대한 반성과 다짐까지 한 것을 보면 행복한 산행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직까지 산행을 즐겨보지 못한 저는 산행을 하게 되면 그래도 뒤쳐져서 가기는 싫어해서 앞사람 꽁무니 따라잡으며 갔기 때문에 김별아 저자처럼 산을 타면서 산을 즐겨보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각 장마다 다양한 시가 김별아 저자의 글과 함께 어우러져서 더욱 담백하게 읽을 수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