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호실의 원고
카티 보니당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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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집콕이라 낮에는 정신이없고 밤에 시간을 내어서 며칠을읽어야지 하고 책을 집어들었다.
근데 이 책은 나눠읽을 책이 아니었다. 한번 읽으니 쭉쭉 읽어 내가 그 편지를 쓰고 있는 사람으로 빙의되어 끝임없이 탐정놀이를 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이게 소설인가 편지인가 정체성을 느끼기 시작한 처음에는 뭐지 이러면서 몇번을 되돌리기를 했었다.

소설인데 도입부만 편지겠지 라고 봤는데 이 책은 편지만 등장한다. 편지만으로도 충분히 등장인물의 감정을 담담히 묘사하고 있고 그 감정들이 과하지 않고 담백하다.

물론 유럽소설이라 미국소설이나 우리나라 소설과는 다른 그나라의 background를 좀더 알고 시작하면 여기사람들의 언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듯하다. 프랑스, 벨기에, 영국 등의 등장인물들이 쓰는 편지라 내용에 쓰인 그네들의 위트와 표현이 생소한 느낌은 있었지만 읽다보니 서서히 익숙해졌다.

128호실에서 숙박했던 안느라는 여인이 호텔협탁에서 소설원고를 발견한다. 안느는 원고의 원저자를 먼저 찾았다. 저자는 이책은 33년전 자신이 썼지만 157페이지까지만 자신이었고
그뒤는 더욱 유려한 결말을 덧붙인 또다른 제2저자가 있다고 말한다.

같이 제2저자와 어떻게 33년간 이원고가 돌고돌아 그 호텔에 있게 된 건지 궁금해하며 흡사 탐정놀이같은 이 일을 마치고 싶어 열정적으로 임한다. 그 열정이 뻗어 여러 등장인물들을 만나고 등장인물들은 이소설이 자신을 바꾸게 했다며 꼭 행방을 찾는데 도움을 주겠다며 뭉친다.

등장인물들의 편지교류를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우정 사랑 그리고 자신만의 상처도 극복해 나가는 소설이었다.

나이든 어른이라고 순수함이 없지도 않았고 사랑에 상처받아 다친 마음을 굳게 닫은 사람도 있었고 다시 찾아온 사랑에 방황하기도 하고 대면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나름의 고통은 있고 그 고통을 오래만나지않은 사람과 편지를 교환하며 솔직하게 써내려간 편지글에서 힐링을 느꼈다. 마주보고 싶지않은 상처를 덤덤한 글로 쓴 편지는 오히려 공감이 되고 삶을 되돌아보게했다.

이 소설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sns메시지나 문자 전화 말고 편지를 써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꼈다. 편지감성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따뜻하고 매력적인 소설을 조심히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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