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이 예쁠게 칠해진 그림 속에 있는 이야기는 독자가 뒤따라가면서 읽을 수 있는 흐름으로 집중력을 높인다. 등장하자마자 숲속의 나무를 거침없이 베어버리는 모습에서 이미 어른이 된 나는 '아, 어쩌자고 저러지?'라며 다음 장에 저절로 집중하게 된다. 숲속의 곰이 전사의 복장으로 나타나 뽐내는 자신감은 아이의 모습으로 보자면 모두의 응원속에 뭐든 해내며 내가 최고임에 한껏 고취되어있는 서너살배기 아이를 보는듯하다. 아이들에게 언제나 항상 하는 말 자신감을 가져라. 너는 잘 할 수있고 잘 하고 있으니 항상 기죽지 말고 당당해라. 어쩌면 성장하는데 있는 필요한 양분과도 같은 말이지만 부모의 역할 중 사랑이 강조되는 나머지 흘러넘칠때도 있는 말인것 같다. 그렇게 좌우앞뒤 가리지 않고 숲속을 헤치던 전사는 문득 그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온다. 훼손된 집을 보며 그것이 흘러온 물줄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 분노하며 물줄기를 거슬러 가 만난 첫 인물에게 화를 낸다. 우리는 분노앞에서 쉽게 작아진다. 전사의 분노앞에서 그들은 책임을 넘기기에 급급했고, 실로 자신도 그 일로 피해를 입었다. 그러는 사이 전사의 분노는 조금씩 누그러진걸까? 아니면 의문이 싹튼걸까. 이성이 돌아온걸까.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에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진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자리에 돌아온 전사. 전사는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던 만큼 달라진 모습으로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은 원인과 결과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야기속에서 결말이 원점으로 돌아왔듯이 우리 모두가 얽히고 섥혀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잘못이 아니라 당신도 잘못했다며 떠 넘기기만 해서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이 책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에겐 책임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전달 해 주기에 적절한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