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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부펀드가 만난 자본의 설계자들 - 자본은 어떻게 기업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가
한영석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5년 8월
평점 :

이 책은 한국투자공사(KIC)에서 국부펀드를 운용해온 저자 한영석이 직접 경험한 글로벌 사모펀드와의 협업 사례를 바탕으로, 자본이 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단순한 투자 이야기가 아니라, 자본이 기업의 사업 모델과 운영 구조를 어떻게 혁신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
<이 책의 좋은 점>
1. 사모펀드의 편견을 깨고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사모펀드(PE)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편견을 깨뜨린다는 점입니다. '탐욕스러운 약탈자', '기업 사냥꾼'이라는 오명 대신, 정체된 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며, 더 나아가 산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혁신가로서의 면모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설명합니다.
저자가 직접 경험한 실버레이크, 린지골드버그, 아폴로 등 세계 최정상급 운용사들의 투자 철학과 실행 과정은 단순한 자금 투입을 넘어선 고도의 지적 활동임을 보여줍니다. 그들은 단순한 재무적 수치에 매몰되지 않고, 기업의 사업 모델, 운영 프로세스, 지배구조 등 근본적인 문제를 파고들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파트너'였습니다. 자본이 단순한 '돈'이 아니라, 기업을 살리고 사람을 움직이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의 일부 사모펀드가 단기 차익에만 몰두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쌓아온 것과 대비하여, 미국의 선진 운용사들이 어떻게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책임감 있는 거버넌스를 통해 기업과 동반 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2.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 전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추상적인 이론서가 아닌, 대한민국 국부펀드가 직접 돈을 투자하며 검증한 여러가지 생생한 성공 및 실패 사례들과 델(Dell)이 PC 제조사를 넘어 IT 인프라 기업으로 거듭난 과정, 버거킹이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한 이야기, 심지어 버려진 팔레트에서 새로운 유통망을 창조한 48포티의 사례 등은 경영학 교과서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살아있는 지식입니다. 각 사례는 기업이 처한 문제, 자본 설계자들의 진단, 그리고 구체적인 해결 과정을 담고 있어 독자 스스로 투자자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분석하는 훈련을 할 수 있게 돕습니다.
3. 기업의 성장과 혁신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합니다.
비단 투자자만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기업의 경영자, 전략기획 담당자, 그리고 미래의 창업가에게도 매우 유용합니다. 정체된 사업 모델을 어떻게 재정의하는지(사업 모델 혁신),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어떻게 개선하는지(운영 프로세스 개선), 그리고 인수합병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지(플랫폼 확장)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과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는 기업이 마주한 문제를 해결하고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상평>
<대한민국 국부펀드가 만난 자본의 설계자들>은 사모펀드라는 창을 통해 글로벌 자본 시장의 최전선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귀한 책입니다. 자본이 어떻게 기업을 변화시키고, 산업을 재편하며, 나아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깊이 있게 이해하게 해줍니다.
단순한 투자 기법을 넘어 자본의 철학과 역할을 고민하는 투자자,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는 경영자, 그리고 더 나은 자본 생태계를 꿈꾸는 정책에 관심이 있는 모든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자본의 설계자'들이 그리는 거대한 청사진을 엿보고, 한국 경제와 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