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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의 환생 - 가라앉던 제조 기업은 어떻게 되살아났는가?
우에사카 요시후미 지음, 정현옥 옮김 / 워터베어프레스 / 2025년 4월
평점 :

'일본 제철의 환생'은 한때 세계 철강 시장을 호령했으나 시대의 변화와 내부의 문제로 몰락의 위기에 처했던 거대 기업 '일본 제철'이 어떻게 처절한 자기반성과 혁신을 통해 부활의 날갯짓을 폈는지 생생하게 그려낸 기록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기업 성공 신화를 넘어, 위기 속에서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리더십의 본질, 그리고 변화를 향한 구성원들의 고뇌와 노력을 심도 있게 조명하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과 교훈을 선사합니다.
일본 제철이 직면했던 총체적 난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시작한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안일함에 빠진 조직 문화, 관료주의의 팽배, 중국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 속에서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거함의 모습은 비단 일본 제철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시사합니다. 저자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당시 일본 제철이 겪었던 위기의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특히, '기술의 일본'이라는 자부심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 도입의 걸림돌이 되고, 거대한 조직 규모가 신속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거대 기업의 딜레마'를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일본 제철은 '환생'을 위한 칼을 빼 든다. 책은 이 과정에서 나타난 리더십의 역할에 주목합니다. 강력한 결단력으로 개혁을 이끈 경영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변화를 독려한 중간 관리자, 그리고 위기를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혁신에 동참한 평사원들의 모습이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비주력 사업의 과감한 정리, 원가 절감을 위한 처절한 노력, 그리고 미래 기술에 대한 통찰력 있는 투자 등,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필요했던 개혁의 과정들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유익한 점>
첫째, 일본 제철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데서부터 변화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임시방편적인 해결책에만 매달리는 우리 사회와 조직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둘째, '일본 제철의 환생'에 등장하는 리더들은 단순히 지시하고 통제하는 권위적인 모습이 아닙니다.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을 설득하며, 때로는 희생을 감수하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준니다.
셋째, 모든 혁신과 변화의 해답은 결국 현장에 있다는 사실을 일본 제철의 사례는 명확히 보여줍니다. 현장의 작은 목소리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모든 조직 구성원에게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불어넣습니다.
<감상평>
'일본 제철의 환생'은 단순히 '이렇게 하니 성공했다'는 식의 성공 방정식만을 나열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공의 이면에 가려진 고뇌와 갈등, 실패의 쓰라림까지 담담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감동을 자아냅니다. 특히, 거대 조직의 변화가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인지, 그 과정에서 개인이 겪는 내적 갈등은 어떠한지를 섬세하게 포착해낸 저자의 필력이 돋보입니다.
'일본 제철의 환생'은 변화와 혁신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기업의 생존 전략을 넘어,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갖추어야 할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절망의 잿더미 속에서 불사조처럼 피어오른 일본 제철의 뜨거운 용광로가 오랫동안 가슴속에 깊은 인상으로 남을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