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는 읽는 내내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폭수』의 수학자처럼, 『다이버』의 주인공도 불의의 사고로 자식을 잃은 아버지이다. 통합 세기 219년, 여객기가 바다에 추락하는 바람에 참변을 당했고 끝내 딸의 시신을 찾지 못한다. 결국 직접 다이빙을 하자는 결론에 도달한 유족들은 바다로 잠수한다. 계절이 두 번 바뀌고 하나 둘 다이빙도 포기하고 돌아갈 즈음, 끝내 혼자만 남겨진 남자는 두려운 물길 앞에서 사랑하는 가족 곁에 남기로 결심하며 바다로 뛰어든다. '지금 가고 있어'라는 메시지만 남긴 채. 그에 반해 『폭수』의 수학자는 아들을 떠나보낸 후, 호수를 향해 쿼터 동전을 던지기 시작한다. 물론,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는다. 왜 쿼터를 던지냐는 질문에 수학자는 '특이점'에 대해 설명한다. 어느 순간 특이점에 도달하게 되면 에너지 밀도가 급격히 높아져 폭탄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니까 쿼터를 던지면 호수의 물이 폭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 그런 일이 언제든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 그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말하는 수학자는 비극이라는 불행이 왜 나에게 일어났을까라는 질문을 거꾸로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대답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시종 침착하게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는 수학자의 태도는 묘하게 감동적이고 어딘가 모르게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