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한 가족으로 살아가면서 힘써 왔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사실 첫장을 넘기면서 대수롭지 않게 시시하고 재미없고 교훈도 없을 거라는 생각을 미리 하였지만 아니었다 이 책을 나를 강렬하게 빨아들이면서 몰입하게 만들었다

20년 직장생활을 하고 미련없이 자식을 낳은 후 집에만 있는 이 주인공은 개와 더불어 도피행각을 벌였다 남편 비자금을 통해서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본인도 개도 아픈 상처를 서로가 감싸안아주면서 나아간 것이었다

나도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아내 자식들 한평생을 헌신하고 사랑으로 감싸주면서 모든 것을 바쳤는데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부모님이 나에게 했던 모든 것을 어느순간 부터는 내 자신이 귀찮게 여기고 하찮게 생각하는 것이 정말로 타당한것인가 말이다

첫째딸과 둘째딸의 성격이 제각각이고 어찌보면 부모님에게 사랑을 준다고 하면서고 이기적이라 느끼지는 것은 무엇이고 남편이 주인공을 나이가 듦에 따라 병이 생김에 따라 헌신짝 버리는 이 풍토는 우리 사회제도의 모순을 보여주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내가 아는 분은 자식에게 아내에게 절대로 돈을 주지 않고 여생을 보낼 것이라 하였다

사랑 결혼 이런것이 남자 여자에게 필요할까 라는 의구심도 머리를 하늘로 향해지도록 만들었다

나도 가족이 있지만 그 가족을 더욱 사랑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아닌 동물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적이라기 보다는 사랑이 그리워서 일 것이다 그 동물이 사람을 죽인 냉혈일찌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