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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수의 다시 만난 고대문명(이집트) - 2026 상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추천도서 ㅣ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 2
곽민수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2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명이라는 거대한 사치와 그 속에 담긴 의미
"피라미드는 인간의 생존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는 거대한 건축물이며
오히려 엄청난 자원과 노동력을 쏟아부어야 했던 전형적인 낭비의 형태...
하지만 이러한 비효율적인 행위야말로
고대 이집트 문명의 문명다움을 보여주는 핵심 상징"
이라는 설명이 무척 신선했습니다.
생존 너머의 신성한 의미를 추구했던 그들의 모습이
오늘날 우리 현대 문명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통찰은
이집트를 훨씬 가깝게 느끼게 해줍니다.
3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나르메르 팔레트부터 클레오파트라까지
차근차근 짚어주는 작가의 친절한 안내 덕분에
막연했던 이집트의 역사가 손에 잡힐 듯 선명해졌습니다.

파라오의 발밑에 그려진 무질서라는 이름의 적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고대 이집트인들의 독특한 세계관이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이집트 밖의 세상을 무질서하고 정의롭지 못한 공간으로 생각했습니다.
파라오가 적들의 머리채를 잡고 응징하는 장면이 3000년 넘게 반복해서 제작된 것은
단순한 과시를 넘어 무질서를 잠재우려는 주술적인 의지였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
특히 투탕카멘의 발판이나 여러 파라오 석상의 발밑에 외국인의 모습을 새겨 넣은 것은
파라오가 딛고 서는 모든 곳에 질서를 세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이 가졌던 혐오와 멸시의 대상이 특정 인종이나 개인이 아니라
이집트 외부의 혼돈 그 자체였다는 분석은 그들의 문화를 오해 없이 바라보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열쇠가 되었습니다.

영원한 삶을 꿈꾸던 이시스 신전의 마지막 인사
책의 후반부에서 다루는 고대 이집트 문명의 마지막 순간은 가슴 한구석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나일강 최남단 경계에 위치한 필라에 섬의 이시스 신전은
고대 이집트 전통이 마지막까지 숨 쉬던 곳이었습니다.

오시리스 신의 부인이자 호루스의 어머니인 이시스 여신을 향한 신앙은
로마의 속주가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이어지며
이집트 문명의 끈질긴 생명력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작가는 박물관의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믿었던 신화와
그들이 구축한 질서의 세계를 생생하게 복원해 냅니다.
책을 덮고 나면 고대 이집트라는 나라가 단순히 사라진 과거가 아니라
인류가 만들어낸 문명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