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마음 다치지 않게, 친구 마음 상하지 않게 - 힘든 열한 살을 위한 마음책 ㅣ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박진영 지음, 소복이 그림 / 우리학교 / 2025년 9월
평점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5개월 된 아이를 키우며
가끔식 다른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요.
“이 아이가 나중에 자신의 감정에 대해 물어보면,
이런 상황은 어떻게 알려줄 수 있을까?”
울음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지금은 괜찮지만,
곧 언어로 감정을 나누고 세상을 이해할 시기가 오겠죠.
아이에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알려주고 싶은 부모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해요.

이 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쓰였지만,
어른이 읽어도 내용이 좋아요.
작가는 아이들의 일상 속
아주 작은 장면을 통해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이야기해요.
예를 들어,
친구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걱정될때
친구가 다가오는 게 부담스러울 때
함께 있고 싶지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이런 순간마다 아이가 어떤 마음을 느끼고,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바라보기-알아보기-지키기의 구성으로 되어있는데요.
바라보기에서는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알아보기에서는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심리를 알려주고
지키기에서는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하면 좋을지 조언해줘요.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잠깐, 그런 얘기까지는 나한테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였어요.
이 단순한 문장 하나을 통해
부모인 나에게도 “이런 방식으로 감정을 전하면 되는구나” 하고 알려줬어요.
우리가 어릴 때는 이런 말을 배우지 못했어요.
싫다는 말은 나쁜 것, 울면 약한 것이라고 배웠죠.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도
‘내 마음을 다치지 않게, 친구 마음을 상하지 않게’ 말하는 게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어려움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풀어줘요.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연습을 시켜줍니다.
그림을 그린 소복이 작가의 부드러운 색감도 눈에 띄어요.
아이들이 직접 책을 펼쳤을 때,
장면마다 자신이 느낀 감정과 연결 지을 수 있게 돕습니다.
특히 인물들의 표정이 섬세해서,
글보다 그림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에요.

감정을 존중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관계의 첫 교과서라고 느꼈어요.
아직 말을 잘 못하는 우리 아이에게도 언젠가
“이런 기분일 때는 이렇게 말해볼 수 있어” 하고
알려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