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점짜리 엄마 1
다카기 나오코 지음, 박주영 옮김 / artePOP(아르테팝)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어떤 엄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나요?


작가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약간 각색해서 만든 엄마에 대한 추억 돋는 만화책을 만났습니다.

엄마가 세상의 전부인 시절을 누구나 겪으며 자라죠. 형제 간의 경쟁, 먹거리 문제, 가족여행 등 잘잘한 에피소드들 속에서 아이가 느낀 엄마의 추억, 혹은 엄마가 생각하는 아이 키우기에 대한 느낌을 엿볼 수 있습니다.

30점이라는 형편없는 점수의 엄마라는 것이 아니라 서툰 모습의 가족을 그려낸 것이라는 저자의 설명을 읽으면서, 70점 엄마가 되기를 희망하며 블로그에 글을 쓰는 저를 돌아보게 되더군요. 제가 70점이라는 목표에 부합할 만한 행동을 하는 엄마인가, 아니 엄마라는 존재에 점수를 메기는 것이 옳은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어린 시절의 소소한 기억들이 떠오르더군요. 


저의 가장 어린 시절의 기억은 제가 세 살 여동생이 태어날 때, 셋방 살던 저희 가족의 인상입니다.

분명 사진은 없지만 커다란 교자상이 놓여있는 방의 구석에 덩그러니 앉아있던 저의 모습이 TV의 정지 장면처럼 각인되어 있는데요.

방에는 두 개의 문이 있었는데 하나는 주인집 거실로 나가는 문이었고, 하나는 방에 딸린 주방으로 나가는 문이었어요.

여동생이 태어나 산후조리를 도와주러 오셨던 외할머니의 모습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기억은 몇 년 뒤로 점프해서 6~7세 이후로 넘어가는데요.

새 스타킹을 신고 교회를 다녀오다가 넘어져서 스타킹에 구멍이 났고, 엄마한테 혼났던 기억.

포대기에 막내동생을 업고, 여동생을 손에 잡고 제가 입원한 병원에 제일 좋아하는 카스테라를 만들어가지고 오셨던 엄마의 기억.

엄마가 시장에 다녀올 동안 숙제를 해놓으라고 했는데, 숙제 검사를 하던 엄마가 글씨를 엉망으로 썼다며 공책을 북북 찢어버려서 공책 한 권을 처음부터 다시 썼던 기억 등 이런저런 일들이 생각났답니다.


쌍디 남매가 크고 나면 저에 대한 기억을 어디부터 할 수 있을까요?


혹시 얼른 안 잔다며 화내고 소리 지르고 엉엉 울던 제 모습을 기억하지는 못하겠죠?

겨우 12개월도 안된 아이들에게... 제가 그랬더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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