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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개정판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1.
수십개의 그림(13세기~21세기 사이의 그림과 사진들)을 통해 책을 소재로한, 특히 책과 여자를 소재로한 그림을 만날 수가 있었다. 실제로 읽는 책에 몰입하고 있는 사람들의 그림에서부터 단지 소품에 지나지 않는 그림, 정식으로 자세를 갖추고 책을 읽는 그림에서부터 나체로 책을 읽는 그림이나, 이미 알고 있던 고흐의 그림에서부터 현대의 사진작가까지 다양한 그림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가 있다.
책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그림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볼만한 가치,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어보인다.
2.
그림 하나마다 책의 상단에 유명인사의 책에 대한 잠언을 만날 수 있다.
그림과는 상관없지만 역시 책에 관한 잠언들이라 그림을 보면서 글을 읽으면서 또 새삼스러운 느낌이 든다. 본문과 그림을 보다보니 상단에 흐린 글씨로 되어있는 잠언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혹여 놓친 글귀가 있을까봐, 책에 관해 이렇게 좋은 말들이 많았을까 싶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다음 잠언들만 다시한번 추려 읽어보았다.
아래의 글이 나에게 가장 와닿았다. 나는 책을 통해 최근 3년을 버텨낸 듯하다.
책은 불행한 사람에게는 나무랄 데 없는 상냥한 벗이다.
인생을 즐기도록 해주지는 못해도 적어도 인생을 견디도록 해준다.
- 올리버 골드 스미스
3.
임신했을때 지인이 건네준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책을 자주 읽어주리라 결심했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책을 무척 좋아하는 편이다. 잠자기 전에 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는 편인데, 한권 또는 두권 이상 읽어준 적이 없다. 여러권 가지고 오는 딸래미를 보고는 욕심을 부린다며 타박하기 일쑤다. 대개는 한권만 읽어주면서 나머지는 내일이라고 미룬다. 가끔 책읽어달라는 것을 까먹고 잠드는 아이들에게 감사하기까지 한다.
한국고전과 세계명작을 세트로 구입하면서 딸려온 CD를 모두 mp3로 구워 집에 있는 날에는 하루종일 틀어준다. 노래로 시작한 mp3는 지금 이야기로 발전했는데, 아이들이 놀면서도 이야기를 듣고 외우기까지 한다. 책을 읽어주다가 한두개의 구절을 줄줄 외워대는 아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들이 이렇게 스스로 커주고 있구나....
그럼에도 나는.
일에 지쳐 아이들에게 너무 소흘하고 있다는 생각.
일에 의해 친정엄마, 남편, 아이들 모두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도 과하게...
책에서...
p11
"우리는 편도 마차 승차권으로는 한 번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시는 삶이라는 마차에 오를 수 없다. 그렇지만 만약 당신이 책을 한 권 들고 있다면 그 책이 아무리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하더라도 당신은 그 책을 다 읽은 뒤에 언제든지 처음으로 되돌아가 다시 읽음으로써 어려운 부분을 이해하고 그것을 무기로 인생을 이해하게 된다" - 오르판 파묵
p42
그보다는 세계의 모든 장소에서, 가능한 상황이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책은 읽혀진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p55
우울한 생각의 공격을 받을 때
책에 달려가는 것만큼 도움이 되는 일은 없다.
책은 나를 빨아들이고 마음의 먹구름을 지워준다.
- 미셀 드 몽테
p70
오늘날에도 독서하는 이 젊은 여인이 지닌 설명할 수 없는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그녀의 모습은 독서가 그것을 두른 사람에게 우아함고 사랑을 얻을 수 있는 힘을 준다고 하는 마술의 허리띠와 같을 수 있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는 것이다.
p76
긴 하루의 끝에 좋은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날은 더 행복해진다.
- 캐슬린 노리스
p114
지나친 독서 행위를 비난하는 이들의 주요 논거는 책을 지나치게 많이 읽는 것이 현실감을 잃어버리게 한다는 것이었다. 팽창하는 책 시장에서 독자는 점점 더 방향을 상실하게 되고, 읽은 내용을 숙고하지 않게 되며, 읽은 내용은 정리되지 않은 채 독자의 정신으 들러붙어서 정신적 태만과 논리적 사고의 결핍을 유발한다는 것이 바로 비판의 핵심이었다.
p130
한 문장이라도 매일 조금씩 읽기로 결심하라.
하루 15분씩 시간을 내면 어느새 변화가 느껴질 것이다.
- 호러스 맨
p145
가끔씩 나에게 의미가 있는 대목,
어쩌면 한 구절만이라도 우연히 발견하면 책은 나의 일부가 된다.
- 서머셋 모음
p150
어떤 장애물도 달콤하고 우아한 내 친구인
책 속 이야기와의 만남을 막을 수 없다.
- 헬렌 켈러
p179
하지만 문학 분야에서 생긴 변화가 아직은 다른 예술 분야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여전히 여자 화가와 여자 작곡가라는 말은 낯선 단어였다.
(중략)
이전과 비교해서 상황이 상당히 나아지기는 했지만, 여자는 여전히 주체라기보다 독자나 그림의 대상이라는 수동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여자에 의해서, 여자가 만든, 여자를 위한 예술이 탄생하기에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p213
책은 불행한 사람에게는 나무랄 데 없는 상냥한 벗이다.
인생을 즐기도록 해주지는 못해도 적어도 인생을 견디도록 해준다.
- 올리버 골드 스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