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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선인장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사사키 아츠코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2012.9
주인공 : 숫자'2', 모자, 오이
배경 : 철거를 앞둔 아파트 - 호텔 선인장
기묘한 세사람이 만났다. 이 세사람은 이름이 기묘할뿐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날수 있는 이웃이다. 흔히 드라마나 소설이 그렇듯 어떻게 밥벌이를 하고 있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어울려사는 삶을 에쿠니 가오리다운 문체로 담백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하는 아파트라는 공간은 내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내 생활이 이웃에게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부모님과 같이 살던 어린 시절에는 여름이면 종종 아파트 대문을 열어놓고 살았다. 앞집이나 위아랫집과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것은 물론이거니와 맛있는 음식을 하면 주거니 받거니 나눠먹기도 하고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라도 있을라치면 대문이 닳도록 드나들기도 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복도에서 사람을 만나도 이웃인지, 아파트 단지 외 사람인지 구별하기 힘들어 인사도 거의 안하게 되고, 택배를 가장한 잦은 주거침입사고가 발생하며,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의 작은 다툼이 큰사고로 이어지는 등 바로 대문밖 복도조차 안심할 수 없는 공간으로 변해버렸다.
또 한군데 둥지를 틀면 이사를 안하고 오래 사시는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직장과 아이들 교육에 따라 잦은 이사를 할 수 밖에 없는 우리 세대의 현실은 이웃간의 교류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주거지의 철거로 친한 이웃이 된 세명이 뿔뿔히 흩어지면서 소설이 끝난다. 그들은 아마 새로운 거주지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면 이전의 이웃은 잊어버리겠지?
책에서...
p50
할수 없이 2는, 모자를 쓰고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하면 한 사람 몫의 요금으로 둘이 함께 돌아올 수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