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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맨 ㅣ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7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2년 2월
평점 :
무언가 집중해 읽을 것이 필요한 시기다. 도피할 곳이 필요했다. 나와 관련된 생각을 더이상 하지 않게 만들어줄 것이 필요했다. 무척이나 두꺼운(6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이 내 앞에 있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동안 계속 손에 들고 있었다. 먹는 것도 겨우 배고프지 않을 정도로만, 아이들이 낑낑대며 노는 것도 심하게 싸우지만 않으면 간섭하지 않은 채 책에 몰입했다. 뭐 그래봐야 낮에는 외출하고 이틀의 저녁시간 동안만 그리한 것 뿐이지만...
처음에는 시간을 넘나드는 소설에 몰입이 잘 안되서 띄엄띄엄 읽었다. 역시 추리소설은 책의 중반쯤 등장인물도 정리가 되고 플롯이 잡혀야 몰입이 되는것 같다.
살인 대상을 특수하게 잡은 목적.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유전자 검사의 낮은 친부확률. 죽어갈수 밖에 없는 희귀한 병을 지닌 사람들. 이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한 나에게는 생소했지만 벌써 작가의 소설중 7번째로 등장한다는 주인공 해리 홀레.
여러가지들이 잘 조합된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영화로 만들어지기에도 손색이 없을만큼.
사방에서 나를 죄어오는 상황만 아니었다면 조금은 즐겁게 읽을 수 있었을테지만... 읽는동안 즐겁지 않았다. 생각으로 머리가 아프지 않으려고 책에 몰입했다고나 할까.
휴가 4일째. 사무실에서 매일 전화가 왔다. 하반기 정기인사... 한명이 빠져나간다.
가뜩이나 바쁜팀때문에 애들봐주시는 친정엄마도 힘들고, 남편도 힘든데...
정말 가정 파탄나겠다.
회사가 싫은게 아니다. 직업 또는 직장 없이 아이들과 집에서 버텨낼 자신도 없다.
일이 싫은 것도 아니다. 지금 내 업무는 사실 적성에도 잘 맞는 편이고 내가 남보다 조금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다만 일이 진행되는 지금의 방식. 부서장이 너무 싫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날 궁리를 한다. 육아휴직? 이직?
회사에서의 스트레스가 집까지 연장되는 느낌.
어린이집 방학으로 어쩔수 없는 휴가를 보내고 있는 지금. 다음주 복귀가 걱정이다.
책에서...
p411
편집차장은 아이가 있는 유부녀였고, 매일 열두 시간에서 열네 시간씩 일하는 여자의 황폐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이들이 불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