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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ㅣ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4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양미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08년 10월
평점 :
@2012.7
빨간머리 앤을 처음 접한 것은 아마도 TV애니메이션을 통해서였을꺼다. 소설의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리는 그림들을 통해 접한 이야기의 상세내용이 궁굼해 책을 읽어보기도 했을꺼다. 그때 바라봤던 앤은 내가 앤과 같은 소녀일때 였다. 그녀의 자유로움, 긍정적인 성격, 자연과 어울릴수 있는 환경 등 모든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오전/오후반으로 나뉠 정도의 콩나물시루, 중학교 진학과 동시에 시험성적으로 순서를 메기는 우리네 환경과 달리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치고 생활에 필요한 요리, 바느질, 청소 등을 배우는 앤의 삶은 너무나 다르게 보여졌다. 어린 마음에도 완전히 공상해야 나오는 동화의 세계와 현실성이 가미된 앤이라는 동화의 세계에 대한 차이점, 그리고 진짜 현실의 차이에 대한 괴리를 이해하기 싫었나보다.
어른이 되어 그것도 아줌마가 되어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다시만난 빨간머리 앤은 즐거움 그 자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찾아내는 용기, 상황에 위축되지 않는 당당함, 귀여운 상상력 등은 작은 에피소드들이 끝날때마다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들었다. 때로는 황당하리만치 용감한 상상력이나 행동력에 박장대소를 하기도 했다. 아마 매튜와 마릴라가 앤을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무조건 예뻐보이는...
확실히 동화를 만나는 시점이 소녀일때와 어른일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엄청나게 달라져있었다. 소녀일때는 현실과의 괴리에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동화를 통해 또 다른 상상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반면, 어른일때에는 순수한 마음 그 자체를 만나게 된 것 같다. 책을 보며 내내 떠올랐던 애니메이션의 면면들.
동화를 통해 마음이 푸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