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슬로 리딩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김효순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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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

 

빠르게 읽는 다는 속독(速讀, fast reading)과 느리게 읽는다는 지독(遲讀, slow reading)에 대한 고민은 이전에도 한번 한 적이 있다. 나는 주로 책을 빨리 읽는 편이다. 속독을 배운적은 없으나 글자를 보면 빨리 읽어진다. 어떤 인쇄물이든 꼼꼼히 읽기보다는 훓어서 개요와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는 것에 조금 더 익숙하다. 그래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소설의 디테일한 묘사 등이 가끔은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하는데 방해물이 될 뿐이라는 얘기에 살짝 공감하면서도 찔렸다. 정작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글간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읽었구나... 하는 생각에 말이다.

 

그러나 지독을 권하는 이 책 역시 사실은 무척이나 빠른 시간에 읽어내렸다. 아무래도 이 책이 소설이나 인문서이기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라는 행위의 좋고 그름을 알려주는 자기계발서에 가깝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책은 천천히 읽어야한다는 저자의 말에 99% 공감한다. 특히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의 닫힌 사고만 반복되어, 시야가 넓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편협해 질 것이다"(p39)라고 언급한 부분에서 완벽하게 공감이 되었다.

 

책을 열심히, 많이 읽어온 2010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내가 얼만큼 변화했는가,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을 얼만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는가 생각해보니 나의 사고(思考)는 그다지 유연해지지 않았던 것이었다. 아니, 책을 꽤 많이 읽으시는 지금 울 부장의 사고방식을 보니,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겠다는 절박함이 생겨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감하지 못한 1%는 무엇이냐면, 사람들이 읽어야할 정보는 요즈음 홍수처럼 늘어나고 있는데 마냥 느리게 읽기로는 정보를 취함에 있어 뒤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조직이라는 곳에 있으면서 무언가 생산해내야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에는 더더욱 빠른 읽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모든 글을 천천히 읽을 것이 아니라 자료의 종류에 따라, 또는 인쇄매체의 종류에 따라 그 읽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편협한 사고방식을 유연하게 바꾸는데 천천히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지금부터는 의도적으로라도 천천히 읽도록 노력해볼 생각이다. 단, 소설이나 인문서에 한해서.

자기계발서나 경제,마케팅 같은 실용서는 빨리 읽어지면 빠른대로, 속도가 안나면 또 천천히...그냥 내 스타일대로 읽을래.

 

 

책에서...

 

p35

이 사람은 책을 읽어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도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간주한다.

 

p36

독선에 빠지지 않고 우선 작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한 다음 자기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독서는 그 사람만의 개성적인 체험이 된다.

 

p39

그것들은 모두 독자에게 있어 중요한 말일 뿐이지, 문맥상 작자가 강조하고 싶었던 말은 아니다. 즉 이런 상황에서 독자는 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기 자신의 마음속을 비추어보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독서법이 지속된다면,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의 닫힌 사고만 반복되어, 시야가 넓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편협해 질 것이다.

 

p48

속독술을 아무리 익혀봐야 중요한 서류는 불안해서 맡길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속독으로 처리해도 괜찮을 정도의 서류만 처리하는 신세가 되는 것이다.

 

p65

자신과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여 자신의 생각을 보다 유연하게 만드는 것.

 

p73

'읽어야 한다'는 초조감은 독서를 빈곤하게 만들 뿐이다.

 

p79

누구인지는 몰라도 블로그 방문자들에게 그 책을 소개한다는 생각으로 쓰려고 하다보면, 먼저 자신이 확실하게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것이다.

 

p88-89

기억에 남는 독서, 인상에 남는 독서를 위해서는 일부러라도 천천히 읽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p90

그 인상의 변화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성장의 흔적을 실감할 것이다. 외관의 변화는사진이나 동영상이 보전해준다. 그러나 내면의 변화를 실감나게 해주는 것은 책이다.

 

p96

독서감상에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허심탄회하게 책을 읽고, 그 결과 느끼고 생각하게 된 것은 모두 그 사람의 재산이다. 사람들과 어울릴 때,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인생의 기로에 섰을 때, 어려운 일을 겪게 되었을 때 그 재산은 생각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참고>

제2부 매력적인 '오독'의 권장 - 슬로 리딩 테크닉편

'이해율 70퍼센트'의 덫
조사, 조동사에 주의하라
'사전 찾는 습관'을 기른다
작자의 의도는 반드시 있다
창조적인 오독
'왜'라는 의문을 갖자
앞 페이지로 돌아가서 확인하자
'지독(遲讀)'이 곧 '지독(知讀)'
소리 내어 읽지 않는다
베껴 쓰기는 비효율저기다
남에게 설명할 것을 전제로 읽는다
복수의 책을 비교한다
밑줄과 표시
'내 처지'로 바꾸어본다
'재독(再讀)'이야말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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