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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 떨어져도 음악 - 멋대로 듣고 대책 없이 끌리는 추천 음악 에세이
권오섭 지음 / 시공아트 / 2012년 2월
평점 :
@2012.4
개인취향색이 다분한 음악 에세이이다. 무인도에 가게되면 챙기고 싶은 작가 개인에게 소중한 앨범 40가지를 지면을 빌어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음악을 듣는 듯,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 생생하게 소개된 앨범들이 참 구성지다. 굳이 무인도까지 가져가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음악을 가까이하면 좋은 점이 많다. 특정한 시기에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음악이라면 힘든일이 있을때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역할까지 해주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주로 소개된 팝,록,재즈와는 좀 거리가 있지만...나에게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3번이 그렇게 좋다. 처음 시도한 시험관 성공을 위해 즐겁게 본 일본드라마의 삽입곡이었는데, 결과가 좋았어서인지 그 이후에 계속 반복해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핸드폰에 저장된 몇곡 안되는 음악들 중 하나다.
「무인도에 떨어져도 음악」서 음표를 사용하여 간단히 표시해준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음악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유명인을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으로만 말이다.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한 스토리가 때마침 나에게 적절한 메세지를 줄때 그 사람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법이다. 너무 짧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길지도 않은 적당한 가십은 단지 음악만 익숙할 뿐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는데도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스포츠신문에서 다루는 시시콜콜한 일상사 가십에 비할바가 아니다.
책에서 소개된 40년동안 동거동락한 그룹-롤링스톤스, 시카고, U2, 또는 짧은 기간에도 50여장의 앨범을 발표한 뮤지션들-지미 핸드릭스 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 반면 요절로 짦은 생을 불태우다 간 음악인- 지미 핸드릭스 라던가, 장기간 인기를 누렸음에도 정규앨범은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소수의 음악만을 발표한 마이클 잭슨의 이야기 역시 새로운 지식거리로 다가왔다. 듣는 음악에서 보는 음악으로의 전환점을 마련해준 마이클 잭슨, 게다가 곡의 랭킹 상위에 올라간 것이 많아 앨범이 많은 줄알았는데 겨우 다섯장의 앨범만 발표했었다니... 음악인의 생애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찾아내지 못할 그들만의 이야깃거리가 아닌가 싶다. 데이비드 라샤펠의 사진전에서 전시장을 내내 채워주던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다시금 생각났다.
오케스트라에서는 바이올린, 밴드에서는 기타가 중심일수 밖에 없는 이유를 내세울때, TV '스타킹'에 등장했던 피아니스트 신지호씨가 떠올랐다. 그는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지 못한채 온몸을 이용해 피아노를 즐기고 있었다. 물론 그의 잘생긴 얼굴도 그의 스타성에 한 몫을 했겠지만 유리한 조건의 악기가 아닐지라도 하기 나름일 것 같다. 솔로보다는 협주가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훨씬 조화로운 것처럼 어느것이 앞서나가고 뒤에서 받쳐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어우러질때 음악은 좀 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깊은 감정의 동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책에 곁들여진 CD에 포함된 7개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으면 더욱 좋다.
저작권때문에 많은 곡이 실리지 못했을 것 같은... 무척 아쉬운점이 있는데, 책의 가격을 좀 올리더라도 앨범별로 한곡씩 실었으면 더욱 가치가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소개된 조동익씨의 동생 조동희씨가 새로운 앨범을 내고 가수생활을 시작했다.
벌써 세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가... 다시 가수로 일어서는 것에 브라보!
그녀 역시 나처럼 쌍둥이 엄마이기도 하다. 흐흐흐.
책에서...
p195
잔인한 것은 그 천재가 불행하면 할수록 그 천재성이 더욱 빛을 발한다는 점인데, 그렇다면 인간에게 생길 수 있는 일 중 가장 불행한 일은 무엇일까? 글쎄, 뭐니뭐니 해도 죽는 일이 아닐까? 그래서 마흔 살 이전에 죽은 예술가들은 천수를 누린 예술가들에 비해 더욱더 대중의 뇌리에 꽂혀 사라지지 않는다.
p209
K리그 경기장과 프로야구 경기장의 관중석이 꽉 차고, TV에 나오지 않아도 배우와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활동하고 대접을 받으며, 미술관과 박물관에는 방학숙제를 하러 오는 학생들 말고도 늘 사람들이 북적대는, 다양한 음악을 듣고 다양한 책을 읽고 다양한 취향의 옷을 사 입는 그런 '문화강국' 대한민국 말이다.
p221-222
처음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연주를 봤을 때 10살짜리 꼬마가 보여 주는 가공할 만한 연주에 입이 딱 벌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저렇게 하기 위해 감내했을 혹독한 연습과 강행군, 부모의 성화(?)를 생각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기억이 난다.
(중략)
모든 어린이가 장영주가 될 수 없는 염연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치맛바람과 바짓바람이 음악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 전반에 광풍처럼 휘몰아치는 세태가 염려스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