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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개정신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주인공 혜완이 아이를 사고로 잃게 되는 장면이 구체적으로 드러났을때엔 머리가 멍해졌다.
맙.소.사.
평범하게 살아가는 내 삶들은 소설에 국거리 정도도 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책에 나오는 혜완, 경혜, 영선의 삶은 참 기구하달 밖에 뭐라 표현할 수가 없다. 겨우 서른살 초입에서 마치 드라마 소재인양 기혼여성이 겪을 수 있는 온갖 마음의 상쳐는 다 지고 사는 세명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
여성이 처한 삶의 부조리. 그러나 또 여성들끼리 만으로는 살수없는 현실에 대한 여성들의 시선.
부조리함이라고 정의된 남녀간의 관계에서 남자와 잘 적응해 사는 것은 영악한 여성상인지, 순종하는 여성상인지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 좀 있다. 영악하든, 순종하든 결국 그건 여성들이 생각하는 시선이고, 남자들이 왜 부인에게 진정으로 마음쏟지 못하는지는 알수 없기 때문이다.
공지영이란 작가는 사회적 이슈가 되는 부분을 잘 꼬집어 목소리를 내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직전에 읽은 『도가니』나 이 책도 작가가 약자라 생각하는 부분에서 부당함만을 고발하고 있지, 반대편 입장에서 어떤 심리나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알수가 없다.
내가 약자로 여겨지는 상황 이면에는 또 내가 강자인 어떤 상황이 분명 있을텐데...
강자의 입장에서 서술해버리면, 무언가 어색해져서 그런가.
소재는 매우 훌륭하나, 왠지 소설이 단조롭게 여겨지는 것은 화자가 일정해서 일것이다. 생각을 한곳으로 모으는데만 집중해서, 다이나믹함이 좀 떨어진다고나 할까... 이런 소재가 추리소설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다이나믹함을 강조하기가 어렵긴 하겠지...??
책에서...
p55
어차피 절대로와 그래도의 차이는, 이제 마치 영점영일 도의 각도가 10년 동안 우주로 달라가나 만든 그 거리처럼 까마득하게 혜완에게는 느껴지는 것이었다.
p102
식어버린 커피에 들어간 크림이 둥둥 커피 잔 위에 떠 있었다. 이미 식어 버린 커피에 하얀 크림은 섞이지 못한다. 남자와 여자의 이해심도 사람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p157
마음이 쓸쓸할 때 불러낼 수 있는 전화번호를 그들은 몇개나 간직하고 있는 것일까.
p226
청춘에 대해 아직 서러워하지 않아도 좋을 나이였었다. 그리고 스므 살 <더 로즈>라는 노래를 부르던 그들도 그렇게 과장된 청승스러움을 보이지 않아도 좋았으리라. 왜냐하면 청승스러움과 서러움은 그 후에도 충분히 그들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