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로 인해 너무 많은 사회적 이슈를 몰고 온터라 안 볼 수가 없었다. 대강의 줄거리만으로도 이 이야기는 정말 외면하고 싶었다. 영화의 예고편이 TV에 지나갈때, 나는 이 영화는 도져히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빌려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손에 들었을때, 과연 끝까지 봐야하나 갈등이 일어날 정도였다. 도져히 끝까지 읽어낼 마음이 들지 않았다. 거의 일주일여 손에 책을 들고 있었다. 단숨에 읽어내릴 수가 없었다. 300페이지도 안되는 소설을 하루만에 읽어내지 못했다는건, 나에게 문제가 있거나 책에 문제가 있었을때다. 주인공이 장애학교의 선생으로 부임한 첫날 둘째날을 읽어내기가, 주인공이 학교에서 견뎌내는 만큼 힘들었던 것 같다. 대체 뭐 이런게, 이런 곳이, 이런 사람들이 다 있어!? 하는 느낌.

 

죄를 저지르고도 제대로 죗값을 치르지 못한 사람들을 보며 할말을 잃어버렸다.

사회에서 약자의 입장에 설수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구조적인 보호장치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그들을 위해 싸워주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교할 수도 없지만,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아파 꼬옥 안아주게 되었다. 너희들이 크는 세상이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빌었다.

 

내가 읽은 공지영씨의 글들은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등이 있는데, 소재에 비해 글이 주는 힘이 딱히 느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얼마전에 읽은 정유정의 『7년의 밤』이나 개인의 뼈를 깎는 듯한 자전적인 느낌을 주는 신경숙씨의 소설에 비해 글이 주는 힘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지영씨의 소설이 선택하는 소재는 평범한 일상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것으로 생각할 꺼리를 많이 제공하는 것 같다. 그래서 독자가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을 쓰는게 아닐까.

 

책에서

p52~53

다섯살 된 딸은 말했다. "아빠 미워!" 그러나 그 앞뒤의 맥락과 정황과 새미의 몸은 '아빠 미워'라는 걸 말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것은 '아빠가 나를 못마땅해하니까 슬퍼. 아빠가 나를 더 예뻐했으면 좋겠어. 나는 아빠에게 사랑받고 싶어'라고 그의 마음속에서 번역되었다. 그것은 쉬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딸 새미를 사랑하고 그래서 딸아이의 언어외적 의미를 금세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p269

알면서도 매번 스스로 속는 것이 인생일까. 언제나 공포는 상상할 때 더 크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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