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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5월
평점 :
이런저런 광고에서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면 가끔 먹먹해지는 때가 있다. 아주 어린 아이에서부터 칠순이 넘은 노인까지 그 연령대는 참으로 다양하다.
어릴때 남동생을 남대문시장에서 잠시동안 잊어버린 이야기를 엄마는 두고두고 하신다. 5살때쯤인가였는데 없어진 남동생을 찾으려고 혼비백산했던 얘기를 하실때마다 다시한번 가슴을 쓸어내리시는 모양이다. 남동생은 기억에도 없는 사건이었고, 다행히 몇분만에 엄마아빠가 아이를 놓친 근처에서 밝은 얼굴로 걸어다니는 남동생을 찾아서 엄청나게 부부싸움을 하셨더라는... -.-
가까운 사람이 더이상 볼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상실감은 얼만큼의 시간이 있어야 치유할수 있는 걸까? 죽음. 실종. 이별. 다양한 이름의 상실들은 남겨진 사람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나도 소소한 이별로 여러가지 결심을 하고 그로 인해 인생의 경로가 바뀐 경험을 했으니 더 큰 이름의 상실을 겪은 사람들은 어땠을까...
신경숙의 소설을 오래전에 한권은 읽어본적이 있는데 어떤 책이었는지 전혀 기억이 안난다. 책이 주는 전반적인 가라앉음을 느꼈던 기억만 남아있었는데, 이 책 역시 그랬다. 최근 외국에서도 출판되며 인기를 끌었던 「엄마를 부탁해」도 아마 그래서 선뜻 손에 잡을 생각을 안했던 것 같다. 이 책은 무슨 마음의 변화가 생겨서 읽었느냐면, 회사 도서관에서 신간 리스트에 올라있길래 신간 중 소설이란 소설은 모두 대출예약을 해뒀더니 나에게 왔다.
천천히 읽으려했지만, 지하철에서 소설을 읽으면 잠을 자야할 타이밍을 놓친다. 많이 피곤해 요즈음은 지하철에서 자리를 만나 앉으면 책을 읽다가 졸기 일쑤인데, 소설은 읽다보면 내려야할 곳을 놓칠뻔하기도 한다. 이 책도... 먹먹한 마음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하루를 살았다.
책에서...
p112
누군가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일은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가난해지는 일일 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때 했던 것도 같다.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일은 오히려 침묵 속의 공감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p244
작별이란 그렇게 손을 내밀지 못한 존재에게 손을 내밀게 하는 것인지도. 충분히 마음을 나누지 못한 존재에게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