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즈음은 소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소설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한편의 영화마냥 배경이되어 펼쳐지곤 한다. 정말 잘 만들어진 소설은 영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한편 그런 영상을 떠올렸다는 인식을 하기도 전에 소설에 몰입하게 되버린다. 그리고 읽기가 끝나면 행간보다는 내가 떠올렸던 영상으로 소설이 각인되어 버린다. 너무 빨리 읽기 때문일까?

 

너무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라 작가에 대해 찾아봤더니, 실력이 있는 작가라는 칭찬이 자자하다. 확실히 이전에 비해 영상물들이 스토리를 발굴하는 곳이 다양해졌나. 이 소설 역시 조만간 영화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웰메이드 영상물은 수준이 한층 높아진 독자, 관객들의 시선을 잡기에 충분해질 것이다. 드라마-영화가 성공하면 소설이 서점가에서 다시 베스트셀러로 등장한다. 영상물이 등장하면 다시한번 베스트셀러가 될까? 누가 주연이 되어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열연하게 될까? 내가 기억하게된 소설의 영상과 실제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영상물은 얼만큼의 차이로 각색될까? 조금은 호기심이 생긴다. 보통 재미있게 읽은 소설은 영화를 안보는 편이, 반대로 재미있게 본 영화의 원작 소설을 찾아 읽으면 영화만큼 충분하지 못한 느낌들이 많아서말이다.

 

정유정씨의 「7년의 밤」은 각종 서평사이트나 북카페 등에서도 좋은 평으로 만났던 책이기는 하나, 유독 표지 디자인이 맘에 안들어 서둘러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급하지 않은 책들 중 회사 도서관에 준비된 책이 있다면, 대기 순서에 상관없이 그냥 기다리다가 나에게 오면 읽는다. 이 책 역시 거의 20여명의 대기를 기다리다가 읽게 되었다.

 

손에 잡자마자 다른 생각은 머릿속을 비집고 들어오기 힘들 정도로 소설의 내용에 몰입하게 되었다. 마치 주인공에게 책을 읽는 나를 들키게 될까봐 숨을 죽이고 책을 읽는 모양새란... 아이들이 잠든 밤 허리가 아픈것도 잊어버리고 꼬부리고 앉아 읽다가 12시가 넘어버린걸 보고 아쉬운 마음에 책을 접고,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내려야할 역을 놓치지 않으려고 책에 빠져들지 않기위해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종일 세령호에 내 자신을 내려놓고 온 듯한 몽롱한 느낌이 계속되서 책을 다 읽기 전에는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어릴때 겪은 각기 다른 트라우마에 따라 상황이 미묘하게 변화해가는 와중에도 나는 주변인인 은주에게 너무 신경이 쓰였다. 유독 은주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사건에 대해 늦게 깨닫고 조금 관여해있다. 아마 너무 현실에 집착해있기 때문이리라. 아니 현실에서 벗어나기위한 집착이라고 해야하나...

 

대출만 잔뜩이지만 내집을 마련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무슨 일이든 할수 있다고 맘먹고 실제로 그렇게 억척스러운 은주. 외롭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위해 여동생과의 통화를 원하면서도 전화를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는 그녀... 속에서 나를 엿보는 것같아 마음이 아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