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댑트 - 불확실성을 무기로 활용하는 힘
팀 하포드 지음, 강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말콤글래드웰의 책을 두권,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었다. 책의 표지에 영국의 말콤글래드웰이라는 찬사가 써있었고, 이 책의 저자가 썼던 이전 책 경제학 콘서트는 읽어보려고 인터넷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구입하기를 미뤄두고 있는 책이라 책을 받고는 무척이나 기대를 하면서 한장한장 읽어나갔다.

 

낯설지 않은 문체와 이야기거리의 분위기는 책을 읽기 쉽게 해주기는 한다. 그러나 너무 낯설지 않은 것이 문제인가 싶다. 저자가 불확실성, 급작스러운 사고, 변화에의 적응에 관한 논리를 이야기하기위해 제시하는 이라크 전쟁, 그라민 은행, 탄소이슈, 2008년의 금융위기, 스리마일 원전사고나 딥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사고 등은 다른 책들에서도 너무 자주 인용되었던 사례들이기 때문에 그 신선함을 떨어뜨리는 듯 하다.

 

워낙 유명한 사건들이다보니 이책 저책에서 너무 많이 인용된 상태이기도 하고, 저자가 말하려는 불확실성이나 변화, 단 한번도 발생하기 힘든 급작스러운 사고란 최근 '블랙스완'이라는 대표명사까지 등장하고 나심탈레브의 원전을 제외하고도 너무나 많은 책으로도 저술된 상태라 팀 하포드가 말하려는 의도는 명확한 컬러를 지니지 못한 듯하다.

 

일반적인 사건사고에 대한 논조는 차지하고, 내가 금융권에 직업을 두고 있어서라기보다는 이 책의 저자 팀 하포드를 포함한 대부분의 언론인들이 금융권의 얘기에 야박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살짝 들었다. 금융위기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큰 금전적 손실을 본 사람들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전쟁처럼 직접적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쟁기사를 다루듯 호떡집에 불난것처럼 금융권의 각종 사건사고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는 가끔 의구심이 들때가 있다. 금융권의 비리는 언론에서 속속들이 까발리고 있는데, 대체 언론의 비리는 누가 들춰줄 것인가? 하는 궁굼함도 생긴다.

 

사실 책은 그리 나쁘지 않다. 다만, 저자의 전작들에 대한 찬사의 기대치 만큼은 아니라는 것. 역사적으로 비슷비슷한 사고들에서 언급하는 책이라면... 나는 이제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또는 조금은 더 깊이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책을 만날 시점이 되었다.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나 몇몇권을 접하다보니 관점이라는 것이 생성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변화다.

 

책에서...

 

p49
일종의 전 국민적인 집착증이다. 우리는 모든 공공서비스가 코카콜라처럼 똑같이 우수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하다.

 

p113
대개 새로운 장비가 우수한 이유는 같은 일을 더 짧은 시간안에 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보다 더 탄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유연성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적응력이 높은 숙련된 근로자들에게 스스로 결정을 내릴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p129-130
여러 아이디어가 병렬적으로 발전하도록 허용한다는 이 개념은 우리의 본능에 상치된다. 인간에게는 "무엇이 최고의 선택일까?"를 고민하면서 거기에만 집중하려는 자연스러운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p165
우리는 HIV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인터넷이 생기기 전까지 우리에게 인터넷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p266
진보는 수많은 실험에서 나오고, 대부분의 실험은 실패하므로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 실패에 대해 훨씬 관대해져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는 실패에 대한 관대한 태도가 은행 시스템에는 위험한 전술임을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실수라는 사치를 허용할 수 없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p326
팀슨의 사내 교육매뉴얼에는 회사에 사기를 치는 스무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위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직원들을 신뢰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그런 신뢰에 보다 큰 신뢰로 보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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