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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서유리 옮김 / 뿔(웅진)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책이 무척이나 탐이 났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능가하는 재미'라는 책의 선전에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매사에 욕심이 많은 편이라, 신간에 대한 욕심은 누르기가 힘들다. 더군다나 이벤트에 참여만 하면 책을 공짜로 읽을 수 있는데, 그런걸 마다할리가 없다.
추리소설, 공포소설을 무서워하지만 무척이나 좋아하기 때문에 한번 책을 잡으면 사건의 윤곽이 파악될 때까지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소설분야에서는 좋아하는 글귀를 찾을 새도 없이 전체적인 줄거리를 파악하느라 엄청난 속도로 읽어대는 편이다. 아이들만 없다면 식음을 전폐하고 책 읽는데 몰입했을텐데, 요즈음은 짬짬히 읽어야해서 궁굼함을 참느라 힘들다.
「사라진 소녀들」은 일단 무척 재미있는 소설이기는 하다. 그러나 책의 배송을 기다리며 기대했던만큼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능가할 만큼은 아니었다. 그 이유는 첫째는 다른 독자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미리 범인의 전모가 밝혀져서 궁굼증이나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중반이 넘어가면 베일에 싸여있던 범인의 행동도 옆에서 보듯 들여다볼수 있게 되는데, 정신 이상자 답게 그의 행동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 어떤 정신상태를 가져야 그렇게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게되는지 도통 이해가 안될 정도이다. 둘째는 번역자가 책의 말미에서 말하고 있는 이유와 같은데, 나도 아이들이 있는 엄마로서 무서운 범죄에 노출된 아이들의 상황을 소설로 읽고 있다는 것이 무섭게 여겨졌다.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책에서 피해자로 나오는 소녀들은 모두 태어날때부터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지 못한 보호가 필요한 열살정도의 소녀이다.
장애를 가진 가족이 있는 경우 가족구성원 모두가 평생 돌봄이라는 책임을 가져야한다. 때로는 이것이 장애를 가지지 않은 가족구성원의 정신에 또는 신체에(실 생활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가족이기 때문에 조건없이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마땅하겠지만,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기만 해야하는 경우에 처해보면 때로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 상태에 놓이게 된다.
오래전에 알던 사람의 가족중에 한 구성원이 약간의 정신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가족들이 느끼는 책임감은 일반적인 강도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넘어서 있었다. 그때엔 어려서 잘 몰랐는데, 돈이 넉넉하지 않아도 살면서 큰 장애를 겪은바 없이 지낼수 있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새로운 가족으로 건강하게 찾아와준 우리 쌍둥이들도...
조금은 독일스러운 다른 분위기의 스릴을 바랬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