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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미술산책 가이드 - 미술 따라 골목골목
류동현.심정원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1년 6월
평점 :
얼마전에 읽은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라는 책과 상당히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서울의 국립미술관에서부터 개인의 갤러리 소개에 이르기까지 보통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미술관 아니 미술이라는 주제를 접근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의 저자에 비해 전문적인 이력을 가진 기자이다보니 책의 서술이나 구조가 좀더 체계적인 점이 읽기에 좋다. 또 책의 뒷부분에 미술과 관련된 직업세계에 대한 설명과 미술거리에 대한 좀더 상세한 지도를 포함한 설명부분, 인덱싱을 보면 『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이 보여준 단순한 에세이 수준은 넘는다고 할 수 있다. 페이지의 설명과 이미지가 적절하게 배치되어있어 그림이 많은 책들을 보면 글과 그림이 매치되지 않아 읽기에 불편할때가 많은데, 이 책은 이미지가 있는 페이지에는 별도의 글을 넣지 않고 그림에 대한 설명만 넣고 있어 읽기에 좋다.
해외에서 경험한 BIG 전시회에 대한 소개나 백화점, 공공장소에서 발견할 수 있는 미술에 대한 견해는 역시 일반인을 넘어선 기자로서만이 얻을 수 있는 부분이라 아하~ 하는 감탄을 자아낸다.
최근 미술, 음악에 관련된 여러가지 책들을 읽으면서 그간 미술과 음악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예술이란 전공을 하거나 집이 부유해야만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물론 옛날 내가 자라던 80년대와 요즈음의 경제력 및 환경 차이에 의해 초등학생때 접할 수 있는 음악 미술의 수준이 많이 다르긴 하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 피아노 이외의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아이들은 집안이 무척이나 부유한 축에 속했고, 미술은 정말 독특한 장기가 있지 않는한 학원을 다니는 아이들이 드물었다. 미술관람이나 음악감상도 대학교에 들어가서야 과제로 하는 정도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매 방학마다 블록버스터급 이벤트 전시와 음악회가 성행하고 아이들을 대동한 부모님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몇년 전인가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피카소 전시회와 덕수궁내에 있는 미술관의 전시회에 다녀왔을 때 마침 여름 방학이었는데... 그림보다 기억나는 건 수많은 사람과 시끄러운 아이들 밖에 없다는게 요즈음 분위기를 반증하는 것 같다.
어린이집이 방학일때 어쩔수 없이 여름휴가를 맞춰야하는 사정이 생긴 지금, 오르셰미술관 전시회를 가려고 계획중이다. 여름휴가의 피크시기라 과연 제대로 보고 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통 일반 주말에는 이런 저런 일로 시간을 못내고 있기 때문인데,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면 아이들이 그림을 볼까? 잠이 들까? 지난번 제주도의 테디베어 박물관에서는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을 패러디한 곰을 보고 '아저씨 삐졌어?'라는 기똥찬 평을 듣기도 했다.
내가 책을 즐겨보니 남편도 덩달아 같이 책을 봐준다. 미술책의 경우 나보다 더 열심히 보고있고 직접 드로잉 해본다고 연습장, 연필, 지우개까지 구비하여 실천중이다. 아이들에게 미술과 음악이 삶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엄마아빠가 되기로 했는데 잘 전달이 될까?
책에서...
p58
우리나라에는 왜 이렇게 가기 힘든 문화공간이 많은지 아마도 근대화시기에 '먹고 사는 데' 전력을 쏟은 나머지 문화공간은 자투리 부지에 조성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p78
세계 미술은 시대에 따라 트렌드를 가진다. 시대의 취향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략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은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요즘은 트렌드가 한번 형성되면 몇 년간 거대한 쓰나미처럼 미술계를 휩쓸고, 곧바로 언제 그랬냐 싶게 또다시 새로운 트렌드에 휩쓸리고 만다.
p136
재학생들만이 아닌 일반인들, 특히 지역 주민들에게 대학의 우수한 교육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방하려는 모습이 그것이다.
...중략
과연 대학 캠퍼스의 '재발견'이라 할 만하다.
...중략
각 대학들은 캠퍼스를 찾는 이들의 여유로운 시간을 더욱 알차게 해줄 고급 서비스를 마련해놓고 있다.
p172
미술과 음악은 똑같은 예술이지만 접근방법은 매우 다릅니다. 쉽게 말해 음악은 느끼는 것이고 미술은 이해하는 것입니다.
...중략
여기서 좀 더 나아가면 음악은 '신학'과 연결이 되고, 미술은 '철학'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중략
미술은 공부를 해야만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지적 유희'의 산물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다.
p180
짧게라도 자신의 느낌을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처음부터 작품에 대해 긴 감상문을 쓰기는 어렵지만 단순한 인상비평 정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유치해 보여도 한두 줄 적다 보면 자신의 느낌이 좀 더 뚜렷해지고 작품을 한번이라도 더 보고 생각하게 되면서 조금씩 긴 글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