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더럽게 사랑하자 - 마광수 교수, 육체주의를 선언하다
마광수 지음 / 책마루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마광수교수라는 이름만 대도 그 야한 소설 쓴 사람? 하고 한마디 평을 들을 수 있다. 야한 소설로 교수직 박탈당하고, 감옥에도 다녀온 사람. 그런 사람의 소설에 관심을 가진다고 하면 같은 부류로 치부될까봐 살짝 부끄러울 수도 있는 하나의 신드롬 같은 이름이다.
그래서 이 책도 서평이벤트에 걸렸을때 꼭 읽고 쓰고 싶다고 했다. 당첨되어 무척 기뻣다. 뭔가 므흣한 얘기가 있으리라는 기대로 책을 펼쳤다.
그렇다. 나 야한 것에 관심있는 사람 맞다. 고등학생때 수업시간에 몰래 읽은 하이틴 로맨스만 수백권 될 것이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다들 중학교때 졸업한다는 하이틴 로맨스를 고2때 눈떠서 한참 공부해야할 고교시절을 하이틴로맨스와 환상에 빠져 정신없이 보냈다.
야~함에 대한 기대감으로 받은 책.
그.런.데. 이 책은 읽는 내내 좀 불편함이 있었다. 전혀 공감대가 안생기는 것은 아닌데, 뭔가 읽는 나로 하여금 갸우뚱하게 만드는 점이 있었다. 그게 뭐였을까.
저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성적취향(性的趣向)과 과거사에 대한 얘기를 읽다보면, 자기와 의견이 다른 사람 또는 저자의 입장에서 겪은 불합리에 대한 항변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작품때문에 외설시비가 있고, 감옥에 다녀오고, 교수직에 박탈당하고, 동료교수들에게 왕따를 당한 것이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불합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싶은 말을 한 것에 대해 사회가 그에게 내린 판정에 대해 변명하고, 항변하는 듯한 느낌의 에세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더러운(?) 성적취향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는 없는 내가 고개가 갸우뚱해졌는것 같다. 그렇다고 나의 성적취향은 깨끗하다거나, 그가 받은 사회적 처사가 공정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과거에는 말도 안되는 일에 대해 사회적으로 매장을 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권위에 대한 호불호가 그 기준을 정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마광수교수의 경우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뿐인데, 그것이 한번 싫다는 판정을 받아 그 이미지를 깨기 힘들어진 것이 아닐까.
책을 쓴다는 일. 그리고 독자에게 공감을 얻는 일은 쉽지 않음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
지금까지 만나는 고등학교 친구들은 하이틴로맨스를 같이 읽던 친구들이 아닌디~
흑. 하이틴로맨스를 덜 읽었으면 나... 대학입시에 지금과 다른 결과를 얻었을까?
흠. 재수까지는 안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