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이해인수녀님의 암투병소식과 최인호작가의 암투병소식은 성당을 안나간지 오래된 나에게도 안타까운 얘기였다. 성당을 끊었다고 해서 그분들의 글을 끊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두분 모두 오래도록 건강하시기를...

 

최인호작가는 샘터에서 오랜기간 연재되던 글을 통해서, 그리고 「상도」를 통해서 만난적이 있었다. 그 이전 작품들은 사실 잘 모른다. 「상도」는 당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재룡을 주인공으로 TV드라마로도 제작된 것으로 기억한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읽으면서 가장 생각이 난 것은 짐캐리의 '트루먼쇼'였다. 어느날 문득 자기가 속한 세계에 의구심을 가지게 되고나서부터 발견되는 일상의 어색함들. 짐캐리를 위해 연기를 하던 배우들이 돌발상황에 당황해하는 모습들. 그리고 바다를 항해하다 하늘에 부딫혀 안녕이라고 인사하며 떠나는 모습을 매우 인상적으로 봤었다. 코메디만 계속하던 배우가 진지한 역할을 하면서 그의 잘생긴 얼굴이 무척이나 부각되었던 영화이기도 했다.
 

@네이버 무비
 

이 소설 역시 낯익은 일상에서 낯설음을 발견한 주인공이 주변을 의심해나가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러나 영화와 달리 주인공은 어느순간 자신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시작하고 그때 발견되는 반전은 소설의 어색한 분위기를 아하~ 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충분할만큼 충격적이다.

 

소설의 어색한 분위기란 이런거다. 책을 펼치면서 작가의 이전 소설 「상도」처럼 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희안하게도 초반부에 상당히 어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뭔가 집중하기 힘든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주인공이 낯익은 일상에서 발견한 낯설음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심리를 공감하고 있어서일까 시종일관 소설이 앞으로 나가아는 내내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아하~ 하는 공감대가 생긴다는 것이다. 낯익음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소설이 낯설음에 대해 공감을 얻어내다가, 그 낯설음에 대해 낯이 익도록 해주는 느낌이다.

 

책의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엔딩신은 영화에서 자막이 올라가는 득한 영상을 상상하게 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트루먼쇼'가 강하게 생각났는지도 모르겠다.

 

드물게 어느순간 내가 처한 현실이 실제가 아니었으면 하고 바랄때가 있다. 또는 정말 이게 현실일까? 꿈은 아닐까 생각했던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갔던가 생각해본다. 개그맨 이경규가 한말로 더 유명해진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떠올리곤 했는데 만약 이 소설의 주인공이 나처럼 '이 또한 지나가기라'하고 어물쩡 낯설음을 내버려두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 옆의 동료, 내 남편이 정말 real일까? 오늘 저녁 남편의 볼을 한번 꼬집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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