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고 나면 잎이 보이듯이 - 이해인 산문집
이해인 지음, 황규백 그림 / 샘터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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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시작한 지하철에서 마음이 좀 안좋았다. 책의 목차를 훑어보니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한 지난 몇해간. 그리고 암투병으로 고생하시는 수녀님의 흔적이 목차에서부터 보이는 듯해서이다.

 

게다가 하필. 책을 읽기 시작한 날 저녁 부장님 모친상 안내SMS가 도착했다. 발인이 어린이날 다음날이라, 어쩔수 없이 어린이날 대전까지 내려갔다왔다. 아직 우리 아이들은 어린이는 아니라, 어린이날을 모르기때문에 다행이었다랄까.

 

책을 계속 붙잡고 있기가 불편할 정도로 이런저런 상황이 나에게 죽음이라는 글자를 깊이 찍어대는 듯한 느낌. 나이를 한살씩 먹어가면서 가까운 주변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하게 될때 우리 부모님도 편한 죽음을 맞으셨으면 하는 바램과 내가 죽음 앞에 섰을때 세상에 미련갖지 않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 한참 예쁜 우리 아이들과 오래오래 같이 살았으면 하는 마음들이 마구 상충된다고나 할까.

 

김수환추기경님이나, 장영희교수, 법정스님, 박완서작가는 글로도 만난적이 있는 분들이고 나 역시 그분들을 존경하고 글들이 좋았던지라 이들을 추모하는 이해인수녀님의 글이 좀 더 절절하게 느껴졌다.

 

한참 입시공부를 해야할 고등학교 당시 이해인수녀님의 시집 「민들레의 영토」, 「내 혼에 불을 놓아」,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등으로 참 많은 위로를 받았더랬다. 참 우습게도 당시 울 엄마가 입시교과 이외의 책을 읽을때 무척 눈치를 주는데, 수녀님의 시집을 읽는 것은 나름 눈감아주셨더랬다. 딱 맞는 정황이 아닌데도 시집에 나오는 여러 구절들이 사춘기를 보내고, 입시에 지친 마음에 참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지금 암투병으로 힘든 날을 보내고 계시는 수녀님. 부디 더 아프지 마시고, 오래 건강히 사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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