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줘요!
탁기형 글.사진 / 신원문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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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한장 천천히 넘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무심히 지나쳐버렸던 순간이 잡힌 앵글 또는 오랜시간 셔터를 누르다가 잡힌 그 앵글이 하나하나 의미가 되어 다가오는 느낌이다.

 

나는 특별한 순간이 잡힌 사진들보다 평범하게 내 주변의 일상에서도 지나쳤던 순간의 사진들이 훨씬더 눈에 들어왔다. 흑백사진이어서라기보다 환하게 불이켜진 컬러풀한 전화부스의 모습이나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뛰는 햇살아래의 풍경, 앵글안에 들어와준 바닷가에 선 여인의 사진 등이 나에게는 특이 인상적이었다.



밑줄치면 책이 상할까봐 포스트잇을 잔뜩 붙여 놨다.

게다가 사진을 찍기 위해 책을 활짝 펴면 꾸겨질까봐 아까워서 어설프게 세워서 찍었더니 내가 받은 느낌이 잘 전달되는 사진이 찍히지 않는구나...-.-

 

예전에 양재천을 걸을때에 양재천에 비친 건물들의 풍경이나 그냥 어슴프레한 하늘에 보이는 스카이라인과 조명을 무척이나 좋아했더랬다. 내 사진 솜씨나 그림으로는 잡아내기 힘들었는데, 이 책을 보니 다시금 그때의 하늘 아래 서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한 주변의 그림같은 풍경에 내가 살짝 녹아들어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최근에는 그런 차분한 풍경에 서있을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침에도 겨우 지각을 면할정도로 아이들을 얼르고 달래다 출근을 하고, 지하철로 퇴근할라치면 환승역에서는 허겁지겁 뛰기 바쁘고, 택시로 퇴근해야할만큼 늦은 퇴근이 빈번해서 말이다. 또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보내는 주말은 아무래도 쉬는 시간이기는 힘들기 때문에.

 

회사에서 힘든 일이 많으면 집에 와서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생각을 마무리할 짬도 없이 집에 들어서서 두 녀석들이 징징대는 때에는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버럭 소리지르게된다. 화내고 나자마자 바로 후회하면서도 꾹꾹 화를 누르지 못하고 울컥한다. 아이들이 내가 화를 낼만큼 잘못하는 일이 있는게 아니라, 엄마가 반가워 징징대는 것을 알면서도 아이들이 보채는 것을 참아주기가 힘든때가 있다. 그러는 밤에는 집에서 마음을 삭히기보다는 양재천을 한번 걷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다. 가까이 살고 있을 때 많이많이 걸어둘껄...

 

지금은 집 가까이에 그만큼 좋은 산책로가 없어서 너무 아쉽다. 비슷한 거리이내에 공원도 있고 작은 천도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양재천만하지는 못하다는 느낌. 또 집에 아이들이 있으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걷는 시간을 누리기도 힘들고...

 

사진으로나마 대신할 수 있는 책을 만나 참 좋았다. 굳이 책의 제목을 자기개발서 분위기로 하지 않아도 충분할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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