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끼리 모여서 한바탕 수다를 떤 느낌의 책이다. 애잔한 수다. 책을 읽은 날은 마침 아침에 자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고 출근하고,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다되어가서 아이들은 벌써 잠들어버린 하루였다. 야근을 하기에 합당하지 않은 주제였는데 질질 시간을 끈 일 때문에 퇴근하면서도 화가났던 날인데, 「아줌마X」를 읽으며 퇴근하는 동안 화가 서서히 가라앉았다. "에효~ 그래 그래도 이만만한 내 삶. 화낼만큼 나쁜 것도 아니잖아. 웃는 얼굴은 더 예쁘지만 자는 얼굴이라도 볼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이야..." 하면서 퇴근길을 재촉했다. 사실 나는 법적으로 아줌마가 되기 전부터 아줌마였다. 대학생시절 학교앞에서 제품의 샘플 홍보를 위해 방문한 언니들에게 책가방을 가득 채울만큼의 샘플을 요구하거나, 정문 앞을 몇번씩 오락가락하며 샘플을 챙길때부터 아줌마였던것 같다. 아... 아니다. 고등학생때 단과학원에 다니면서 나눠주던 무지연습장을 수십권씩 챙길때부터 아줌마였나? 아줌마의 경계는 얼만큼 삶을 억척스럽게 살아가느냐의 기준이 적용되는 것 같다. A~Z를 두번이나 체번하면서까지 할말이 많은 아줌마들의 삶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이 책의 저자가 인텔리라서 그런지, 책에 등장하는 아줌마들중에 인텔리가 상당했다는 점이 다른 책들과 좀 다른점이랄까? 흔히 아줌마라고 하면 시장에서 몸빼바지를 입고 장을 보는, 모피코트를 두르고 부동산을 오가는, 아이들의 학교와 학원 끝나는 시간에 맞춰 픽업 등의 뒷바라지를 하는 이미지의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아주머니들 중 일부는 외국유학파도 상당수였다는 점이.. 그냥 괜히... 약간 현실성이 떨어져보였다. 또는 고민의 차원이 다른 것에 대한 질투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