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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붕뿡 방귀 ㅣ 마음이 커지는 그림책 6
노경실 지음, 이영림 그림 / 을파소 / 2010년 12월
평점 :
@Yes24
방구냄새 참 고약하다. 이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똥냄새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참 희안한 것은 아기들이 싼 똥을 엄마들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듯이 쳐다본다는거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이 말이 이해가 안되었다. 내가 아이의 똥을 얼굴 찌푸리지 않고 잘 처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참 많이 들었었다.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가 똥을 잘 싸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더라.
아이가 잘 먹고, 잘 싸주는 것만큼 고마운 것 또한 없더라는 말이다.
그래서 설사 향기롭지는 않더라도 아이의 똥이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다.
아이들이 말을 잘 배우고 있어서 이제 방구를 뽕 하고 끼면, 자기의 똥꼬를 가리키며 '응가' 또는 '방구'하는 말을 곧잘 한다. 아직은 기저귀를 떼지 못해서 간혹 기저귀를 홀랑 벗고 거실 바닥이나 방구석에 오줌을 싸놓기도 하고, 어린이용 변기에 싸놓고 칭찬을 기다리는 얼굴을 하기도 한다. 똥은 더더군다나 다 싸놓고 나서야 꼭 '응가' 라고 말해준다.
자기 주장이 강해져서 기저귀를 갈자고 하는 것도 얌전히 눕는 것이 아니라 얼르고 달래야만 가능해졌다. 대신 크면 클 수록 쉬야를 하는 횟수가 줄고, 한번에 싸는 양이 늘어났고, 응가는 조금 규칙적으로 하는 날이 많아졌다. 시간도 어제와 비슷한 시각, 횟수도 하루에 두세번.
이유식에서 밥으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어찌나 똥을 자주 싸던지, 정말 똥싸고 엉덩이를 물로 닦이는 일이 버거웠다. 몸무게는 10kg이 넘어섰는데, 심한날은 두녀석이 각각 네다섯번씩 똥을 싸는거다. 제 녀석들은 각각이지만 닦아주는 내 입장에서는 하루종일 똥만 치운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그림은 그닥 아이에게 친절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림으로 표현하기 힘든 방구라는 형상을 그려내기 때문인 것 같다. 시작하는 페이지는 전체가 까맣고 방귀의 두 눈만 보여주고 있어 이 책을 보면 분명 우리 아이들은 깜깜해! 라고 소리지를 것이다.
세상과 친해지기 힘든 방구냄새를 우리 아이들은 언제쯤 이해할까?
파워북피니언 활동을 위해 점심시간에 살짝 서점에 들러 유아코너를 둘러보고 온다. 우리 아이들과 같이 서점에 올수 있을 날은 과연 언제쯤일까?
워낙 인터넷으로 책을 사는 것이 편해져서 서점에 갈 일이 별로 없었는데, 좋은 기회 덕분에 자주 서점이 주는 그 어떤 분위기, 냄새를 느끼고 오면 마음이 참 푸근하고 좋다.